CTI업계 `약육강식`으로 몰린다

시장은 좁은데 업체는 날로 늘어…수주경쟁 뜨거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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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컴퓨터·통신통합(CTI)업계 지존 가리자.”

 긴 침체의 터널을 지나 회복기에 접어들고 있는 CTI업계의 주도권 싸움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지난해부터 인터넷프로토콜(IP)이 이 분야 화두로 등장하면서 산업 전분야서 관심을 내비치고 있긴 하지만 업계의 구조조정이 진행되면서 선두업체로 올라서지 않으면 생존 자체가 위협을 받게 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그동안 CTI시장을 주도해온 로커스테크놀로지스와 이를 저지하려는 브리지텍·디지탈온넷·카티정보·넥서스커뮤니티 등이 선두권 진입을 위한 치열한 경쟁에 들어갔다.

 ◇로커스테크놀로지스 “정상 넘보지마”=지난해 매출 475억원(무선인터넷 매출 100억원 포함), 영업이익 27억원으로 다른 업체들에 비해 2배 이상의 매출 실적을 보이고 있는 로커스테크놀로지스는 최근 지주회사와의 분리, 본사 이전 등을 통해 조직을 재정비했다. 이를 통해 올해 매출 565억원, 영업이익 60억원을 달성할 계획이다.

 국내 시장은 하이엔드 기반의 내수 시장을 공략하는 한편, 태국 진출 성과도 나타나 올해 50억∼60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또 베이징 등 3개 지사를 앞세워 토털 콜센터 솔루션을 턴키 공급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중국 시장에서의 선전과 베트남 등 신규 시장 개척도 기대하고 있다.

 김용수 사장은 “기업 분할로 로커스테크놀로지스의 부채비율이 0(제로)에 가까운 만큼 영업이익을 고스란히 순익으로 남길 수 있다”며 “올해는 무엇보다 수익 위주의 경영에 나서 내실을 다져 1등 기업으로서의 위치를 확실히 다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넘버2 경쟁 뜨겁다”=선두 로커스를 추격하는 브리지텍·디지탈온넷·카티정보·넥서스커뮤니티 등 2위권 업체들의 추격이 만만찮다.

 오는 27일 여의도 사학연금회관으로 본사를 이전, 제2의 도약을 노리는 브리지텍은 지난해 말부터 연구개발 인력을 중심으로 인력을 20명 이상 충원, 업계 정상 정복을 위한 공격적인 경영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IP컨택트센터, KT와의 ASP사업, 태국 이동통신사와 추진중인 해외 사업 등의 전망이 밝다.

 디지탈온넷도 올해 IP기반으로 완벽하게 전환, 시장 변화보다 한 발 앞서 선두권 진입에 사활을 걸다시피하고 있다. IP전환을 통해 공공기관 및 틈새 시장을 공략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I3(아이쓰리)와 협력, IP기반 솔루션 개발을 완료했으며 말레이시아 I3 극동아시아 본사에 직원들을 파견, 연수를 진행중이다.

 카티정보는 ‘우리에겐 적이 없다’는 모토를 내세우고 있다. 협력 업체뿐 아니라 경쟁업체와도 손을 잡고 함께 윈윈할 수 있는 프랜드십 마케팅 전략이 올해의 핵심이다. 이를 위해 업체간 제휴를 통한 공동 마케팅과 적극적인 영업 활동으로 출혈 경쟁을 자제하고, 기존 고객에 대한 철저한 관리를 통해 기본 매출 보호에 주력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외형적인 성장보다는 이익률을 높이는 데 주력, 내실을 다질 계획이다.

 넥서스커뮤니티는 CIM 솔루션(CTM 미들웨어) 전문 벤더로서의 특화 전략을 더욱 공고히 할 예정이다. 모든 매출이 채널 계약을 통해 간접 판매되므로, 대부분의 역량을 솔루션 연구개발과 기술 컨설팅에 집중할 계획이다. 지난해 말 아웃바운드 신제품을 대폭 업그레이드한 데 이어 3분기에는 대표 제품인 ‘CTMP 스위트’의 기능을 더욱 강화한 신제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전망=CTI 기업들은 올해를 생존의 갈림길로 인식하고 있는 만큼 더욱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고 있다. 대형 콜센터에 대한 수요는 이미 포화상태에 이르렀고, 신규 틈새시장 공략도 한계 상황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부터 IP 기반의 컨택트센터 구축 수요가 일어나기는 하지만, 아직 중소형 규모에서만 이뤄질 뿐 대형 프로젝트를 기대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따라서 관전의 포인트는 누가 2위권 자리를 굳히느냐로 모아지고 있다. 로커스테크놀로지스가 선두를 지키면서 오히려 ‘넘버2’ 자리를 놓고 치열한 한판 승부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기대한 만큼 시장이 열리지 않을 경우 누가 내실을 다져 버틸 수 있는가에 따라 업체간 희비가 갈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와 관련, 디지탈온넷 이재한 사장은 “해외 사업 진출 여부와 IP 시장을 포함한 신규 시장의 개척 정도에 따라 기업의 희비가 갈릴 것”이라며 “특히,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는 IP 기반의 콘택트센터 구축에 있어 어느 기업이 선점할 수 있느냐가 업체간 경쟁의 핵심 포인트가 될 것”으로 진단했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