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중앙처리장치(CPU)가 세계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
중국 최대 CPU 공급업체인 ARCA는 지난 12일 세계 최대 네트워크 컴퓨터 제조업체인 와이즈 테크놀로지에 자사가 개발한 CPU를 공급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고 중국 당 기관지인 인민일보가 16일 보도했다.
외국업체 중 중국산 CPU를 채택하기는 이번 와이즈 테크놀로지가 처음이다. 세계 네트워크 컴퓨터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미국계 와이즈사는 그동안 내셔널세미컨덕터로 부터 CPU를 공급받아 왔으며 이번에 처음으로 다른 회사의 제품을 사용하게 됐다.
이번 제휴에 따라 ARCA사는 상반기 부터 자체 개발한 ‘ARCA-2’ 프로세서를 와이즈에 공급하게 된다. 와이즈사는 ARCA-2 프로세서를 채택한 네트워크 컴퓨터를 전세계에 판매할 예정이다.일반 PC 보다 저렴한 네트워크 컴퓨터는 모니터·키보드·마우스만을 갖추고 있으며 스토리지 및 소프트웨어 기능은 서버에 의존하고 있다.
이번에 공급되는 ‘ARCA-2’ 칩은 중국에서 제조된 것중 가장 속도가 빠른 임베디드 프로세서로 400㎒ 클록 속도와 0.4W 소비 전력 기능을 갖고 있다. ‘ARCA-2’ 칩은 ‘와이즈 1000’ 네트워크 컴퓨터 전기종에 채택되고, 와이즈사가 자체 개발한 블레이저스 운영 체계에서 구동될 예정이다.
하지만 두 회사는 이번 프로세서 거래 규모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다.
두 회사는 이번 제휴를 계기로 향후 새로운 ARCA 프로세서 시리즈 제품군에서도 협력키로 했다. 2001년 중국에서 처음으로 상용화된 CPU인 ‘ARCA-1’를 출시한 ARCA사는 연내 ‘ARCA-3’ 칩을 출시할 계획이다.
ARCA 리 델레이 회장은 “이번에 와이즈와 협력을 통해 중국 칩 제조업체 가운데 처음으로 세계 CPU 시장에 진입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으며 판 보위앤 베이징 부시장도 이번 제휴는 중국이 CPU 핵심 기술 부문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온기홍기자khoh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