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이터방송용 계측기 시장 패자를 가리자.’
다국적기업들이 석권하고 있는 디지털 데이터방송용 계측기 시장에 토종업체들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토종 방송장비 업체인 디티브이인터랙티브(대표 원충연)는 16일 지난해 세계 최대업체인 텍트로닉스를 바싹 따라잡으며 국내 2위 업체로 급부상한데 이어 최근 이 부문 시장 ‘접수’를 선언했다.
디지털·데이터방송용 계측기 시장은 40억원 정도의 소규모 시장이긴 하지만 다국적 기업이 석권하고 있는 시장으로 국내 방송장비 시장에서 토종업체가 주도하는 첫 케이스가 될 것이란 점에서 관심을 모은다. 또 앞으로 방송이 HD급 및 MPEG4로 진화할 경우 3년내 100억원 이상의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다.
◇“아직은 2위”=디티브이인터랙티브이는 지난해 총판인 엠시스를 앞세워 1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에 반해 텍트로닉스는 지난해 회계연도(2002년 6월∼2003년 5월)에서 15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올 5월로 끝나는 회계연도에서도 200만 달러 달성을 노리고 있다. 특히 KBS·MBC·SBS 등 대형방송사, 삼성·LG 등 대기업은 여전히 텍트로닉스의 아성으로 남아있다.
텍트로닉스의 권태석 차장은 “하드웨어 부분의 처리에는 여전히 우리 제품의 신뢰도가 높다”며 “디티브인터랙티브가 저가를 무기로 중견업체 공략에는 성공했지만 고가 장비에서는 호락호락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해는 MEPG4 인터페이스의 계측기, HD급 방송용 계측기 등 성장분야의 신제품을 내놓고 시장점유율을 지켜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내일은 1위”=디티브이인터랙티브이는 올해 60억원을 매출목표로 잡고 시장 장악을 장담하고 있다. 우선 대기업 시장 공략에 나서 이달초 삼성전자에 1억원 상당의 계측기를 납품하며 매끄러운 출발을 보였다. 또 이달말에는 LG전자에도 납품할 예정이다. 지금껏 텍트로닉스의 아성이었던 대기업 시장 안착에 성공한 셈. 대형방송사쪽도 낙관적이다. 디티브이인터랙티브이는 올초 방송사 담당 영업대행으로 미레타와 계약하고 시장 개척에 나섰다.
디티브이인터랙티브이의 총판인 엠시스의 이문희 사장은 “대기업의 경우 텍트로닉스와 비슷한 가격대의 제품을 내놓고 품질로 경쟁할 것”이라며 시장 공략에 자신감을 나타냈다. 이 사장은 또 “한국의 방송 시장이 다른 나라보다 빠르게 진화하고 있어 계측기 역시 이 속도에 맞춰야한다”며 “한국의 트렌드를 읽고 빠르게 대처하는데는 아무래도 국산 업체가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성호철기자 hcs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