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년간 수익성 악화에 허덕여온 유선 통신사업자들이 이동전화 시장에 비해 오랫동안 상대적인 차별규제를 당해 왔다며 마침내 단체행동에 돌입할 분위기다. 이미 수년전 이동전화시장이 유선시장 규모를 앞지른 가운데 지난해만 해도 유선사업자 중에서는 사실상 KT만이 유일하게 8297억원의 순익을 낸 반면 이동전화시장에서는 SK텔레콤 한개 사업자의 순익만 2조원 가까이 육박하는 등 실적격차가 갈수록 두드러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유무선통합시장의 첫 시험대가 될 2.3㎓ 휴대인터넷 사업권 향배 등을 계기로, 유선사업자들은 그동안 주파수 할당에서 배제돼 왔던 역무구분 문제 등을 올해에는 본격 제기할 것으로 보인다.
KT·하나로통신은 17일 2.3㎓ 휴대인터넷 사업권 조기 부여를 골자로 한 정책건의서를 정보통신부에 제출키로 했다가 갑자기 취소했다. 이들 두 사업자는 당초 올 3월 정통부가 도입계획을 확정 공표한 뒤, 오는 9월 사업자를 선정토록 기대했으나 최근 정통부의 입장이 석달 가량 늦추는 식으로 지연되면서 마침내 이같은 공동 행동을 모색했던 것이다. 그러나 휴대인터넷 조기도입을 일관되게 주장했던 이들 두 사업자와 달리, 경쟁사들을 자극할 우려가 있는데다 정통부의 심기를 거스를 분위기가 감지된 탓에 돌연 건의서 제출을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KT 관계자는 “비단 휴대인터넷뿐만 아니라 요금·시장진입·역무제한 등 모든 면에서 유선사업자들이 받는 차별적 규제가 심하다”면서 “이같은 공감대를 바탕으로 조만간 내부입장을 정리한 뒤 유선사업자 공동으로 포괄적인 정책제안을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