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이내에 이공계 기피라는 말은 자연스레 사라질 것입니다. 앞으로는 이공계 출신이 대우받는 시대가 옵니다.”
과학기술부 오명 장관은 요즘 연설하는 기회가 있을 때 마다 확신에 찬 목소리로 ‘이공계 시대가 온다’라는 말을 강조한다. 오명 장관 스스로 ‘이공계 기피’라는 말을 쓰지 않겠다고도 선언했다.
기자도 처음에는 오 장관의 이러한 언급에 대해 사회적 관심사로 떠오른 이공계 문제에 대한 주무 장관의 예의적인 수사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의 최근 행보를 보면 단순한 말뿐아니라 강력한 실천의지가 배어나오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이러한 모습은 최근 열렸던 ‘이달의 과학기술자 상’ 시상식에서도 볼 수 있었다. 오 장관은 수상자뿐만 아니라 수상자 가족 모두와 사진을 찍고 상금을 직접 전달하는 등 보통의 시상식에서 볼 수 있는 상식을 깨뜨리며 분위기를 이끌었다.
행사를 기획한 한국과학재단은 당초 수상자와 수상자 부인만 단상에 나와 상을 받도록 했으나 오 장관이 마이크를 잡고 사회를 보며 수상자 가족 모두를 단상에 올라오게끔 했다. 오 장관은 “훌륭한 과학자를 배출하는 것이 가문의 영광이 될 수 있도록 이공계 인재에 대한 대우를 해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정치인도 후원회가 있는데 노벨상에 근접해 가고 있는 과학기술인의 후원회가 없다는 것이 말이 안 된다”라며 “성과가 뛰어난 과학기술인의 개인 후원회를 조직하는 등 연구 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과학기술부는 지금 장관이 부총리로 격상되고 19개 부처에 흩어져 있는 연 6조원 규모의 연구개발(R&D) 예산을 총괄 관리하는 부처로 변신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오 장관은 차제에 부처 이름도 ‘미래혁신부’ 나 ‘과학기술혁신부’로 바꾸고 기존 과기부의 리모델링 차원이 아니라 완전 새로운 부서로 만들겠다는 생각이다.
사실 과거 어느 정권도 국가 기술계획, 연구개발을 등한시 한 적은 없었지만 성과는 기대 이하였다. 아직도 일선 현장에서는 국가 R&D 예산은 ‘눈 먼 돈’이란 인식이 깔려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과기부가 장관의 의지처럼 새롭게 태어나 과거와 다르게 변할 것을 기대해 보게 된다.
<손재권기자 gjac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