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전부터 부모들은 아이들의 감성지수(EQ)가 얼마나 되는가에 높은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인간의 다양한 감성에 의한 창조적 능력을 평가하는 EQ개념의 등장으로 우리 사회에는 한때 ‘EQ 높이기’ 바람이 불었다.
감성지수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현대 사회가 획일화된 목표와 객관성 중심의 과거 사회와는 달리 창의와 개성이 중시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수년 전만 해도 학벌, 외국어 등의 획일화된 규격에 맞추어 자신의 능력을 신장시켜 왔지만 이제는 시대가 많이 변했다. 개인의 관심과 경험에 따른 다양성, 남들과 다른 개성에 의한 창의적 발상이 그 무엇보다 중요한 시대가 된 것이다.
건전한 벤처기업이 날로 성장한다는 것은 학벌과 지연 등으로 얽혀 있던 우리 사회가 이제는 창조적 능력을 높이 평가하고 있는 사회로 변화했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구성원의 자질변화는 곧 기업과 사회의 변화로 이어진다. 따라서 기업도 체질개선이 필요한 때라고 말할 수 있다. 이를 위해 기업과 리더들이 주목해야 할 것이 바로 ‘감성경영’이다. 감성경영은 마케팅, 영업, 관리 등 기업 운영 전반에 걸쳐 적용할 수 있는 포괄적 의미다. 쉽게 설명하면, 감성경영의 원리는 인간의 감정을 자극하여 어떠한 행위로 이어지도록 만드는 것이다.
감성경영은 개인의 역사, 소속집단과의 관계, 사회적 문화 등 이 모든 것이 개인과 기업 및 사회의 가치를 높이는 재료가 된다는 데서 출발하고 있다. 우리가 익숙해 있는 논리적, 이성적, 객관적 지식만을 토대로 해서는 실현할 수 없는 것이다.
감성경영의 효과는 인간의 감성을 자극해 잠재된 욕구를 촉진시켜 구매 등의 활동을 일으키기도 하고 개인 능력을 다양하게 발휘시킬 수 있게도 한다. 한 예로 피그말리온 효과(Pygmalion Effect)가 기업 구성원의 감성지능 함양을 위한 방법으로 드러난 것도 매우 새롭다.
피그말리온 효과는 숨겨진 개인의 능력을 끌어내어 극대화시키는 리더의 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 즉 개인의 잠재적 능력을 믿고 칭찬을 통해 개인 능력을 발휘하도록 만들어 주는 것이다. 필자도 회의가 끝날 때나 직원의 업적이 성공적일 때는 어디서든지 박수를 치는 습관이 있다. 이것이 이론적으로 피그말리온 효과를 가져온 것이다.
기업에서 감성경영이 접목돼야 하는 또 한가지의 이유는 우리 사회가 급속히 ‘디지털화’ 되어 간다는 데 있다. ‘감성’과 ‘디지털’이라는 것이 정반대인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디지털시대가 추구하는 것은 인간의 감각적 요소들을 자극하여 질 높은 생활 환경을 만드는 데 있다. 상업적 효과를 극대화시키는 가장 중요한 도구가 바로 인간의 감성을 이용하는 셈이다.
인간의 오감을 만족시킬 수 있는 섬세하고 정서적인 마케팅이 바로 이에 해당된다. 미국의 유명 항공사는 직원채용시 가장 중점적으로 평가하는 것이 ‘유머감각’이라고 한다. 원활한 의사소통과 대내외적으로 원만한 인간관계가 기업경영과 관리에 매우 효율적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일 것이다.
필자가 운영하는 온라인 사이트에서도 이러한 감성마케팅을 기획했다. 판매자로 등록한 분 중 활동이 활발한 사람에게 감사의 편지와 케이크를 배달했던 적이 있다. 결과는 훌륭했다. 케이크는 특별한 날 먹는 것으로 경험적으로 인지하는 대부분의 사람에게 매우 기억에 남게 되었고, 감사의 전화와 e메일을 수차례 받기까지 하였다. 많은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기업을 좋은 이미지로 기억하게 만들게 되는 기대 이상의 효과를 낳은 셈이었다.
요즘 시대에서 ‘산다는 것’은 마치 격렬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냐는 생각이 날 때가 많다. 어쩌면 하드웨어적 교육과 건조한 사회문화에 치중된 우리의 사회가 만들어 낸 양적 성장지향주의 때문이 아닌가 싶다. 감성경영과 감성리더십은 이러한 편향된 우리의 의식에서 깨어나서 삶의 질을 높이고자 하는 데 궁극적 의의가 있다고 본다.
◆이금룡 이니시스 사장 krlee@inic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