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데이비드 그로스 미 국제정보통신정책 조정관

 한-미 통신분야 통상협상을 위해 방한한 데이비드 그로스 미국 국제정보통신정책조정관(대사)은 25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위피, 휴대인터넷 등)차세대 통신서비스의 기술표준을 한국의 통신사업자들이 스스로 선택한다면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그로스 조정관은 “단 한국 정부가 표준 제정과정에 직간접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 전제”라고 강조했으나 ‘실제 정보통신기술협회(TTA)가 맡고 있는 한국 표준결정 과정에 한국 정부가 어떻게 개입을 하고 있는지’라며 구체적 사례를 묻는 질문에는 답하지 못했다.

 그는 또 미국측이 거론하는 표준제정절차의 문제점을 묻는 질문에 “누가 결정하느냐보다는 여러 기술중 단일표준을 결정하는 것이 문제”라고 답해 지금까지 지적해 온 우리 정부의 표준화 개입 주장을 번복해 주목된다.

 최근 불거진 퀄컴의 로열티 문제를 묻는 질문에는 “미국 정부는 사업자간 계약내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는다”며 피해갔다.

 그는 연방정부내 국제 통신정책을 위해 임명된 대사로 24일과 25일 오전 각각 열린 통신전문가 회의와 정보통신 부문 한-미 통상회의에 참석한 이후 오후 12시 반경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들과 자리를 가졌다. 다음은 일문 일답.

 ―이번 협상에서의 입장과 협상 성과를 말해달라.

 ▲2.3㎓ 휴대인터넷과 무선인터넷 플랫폼 기술을 채택하면서 외국 기술과 장비를 경쟁에서 비합리적 방법으로 배제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해당 분야에서 몇몇 기술이 경쟁중이다. 한국정부는 이들중 통신사업자가 가장 좋다고 생각하는 기술을 선택하도록 해야 한다. 양측은 기술적 타협점들이 있을 것이고 이에 대한 모색작업을 하기로 약속했다. 미국은 선거를 앞두고 통상문제를 어느 때보다 민감하게 보고 있다.

 ―한국정부는 표준제정절차에 정부개입없이 전적으로 민간사업자로만 추진되고 있다고 여러차례 밝히고 있다.

 ▲우리가 문제삼는 것은 누가 표준을 결정하느냐라기 보다는 현재 국제적으로 여러 나라가 사용하는 기술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이 단일 표준을 논의하는 것이 옳은가 하는 문제가 있다.

 ―단일표준을 문제삼고 있는데, 휴대인터넷과 같은 통신서비스는 WTO규정상 단일표준 제정이 가능하다. 유럽의 경우도 미국이 GSM 단일표준을 문제삼는데 실패하지 않았나.

 ▲통상전문가는 아니지만 그 부분이 이슈인 것으로 안다. 예를 든 유럽의 경우 (미국의 이의제기는 실패했지만) 표준제정이후 오히려 GSM의 의무화를 포기한 것으로 알고 있다. 통신사업자들이 기술표준을 선택한다면 이견제기할 이유가 없다. 단 정부의 직간접적 영향이 없어야 한다.

 <김용석기자 ys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