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업체가 남북한 공동으로 개발한 모바일게임인 ‘독도를 지켜라’를 서비스한다는 소식이 보도됐다. 이 업체는 이 게임을 개발하는 기획단계에서부터 메신저를 통해 남북한 개발 실무자 간 실시간으로 의사소통을 진행해왔으며 이 때문에 개발이 원활하게 이루어졌다고 밝히고 있다.
북한도 어느 정도 제한된 부분이기는 하지만 인터넷을 사용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고 인터넷 사용이 일반화된 우리 현실을 감안할 때 경협사업에서도 인터넷을 통한 업무 협의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는 예측은 이미 해온 상태이다. 그렇지만, 그것이 구체적인 현실로 나타나니 새로운 느낌이다.
사실 남북경협현장에 있으면 가장 답답하게 느낀 것 중 하나가 의사소통 문제다. 사소한 문제 하나를 협의하거나 결정하려고 해도 지금까지는 북한을 직접 방문하거나 아니면 중국을 통해서 팩스나 전화를 해야 한다. 북한 방문은 그 비용 때문에 제한받을 수밖에 없으며, 중국을 통한 간접 의사전달 방법은 몇 단계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전달 과정에서 정확한 전달이 어려운 것이 현실이었다. 그러나 인터넷을 통한다면 이러한 의사전달 방식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고 비용 역시 많이 절감되게 될 것이다.
북한은 이미 오래전부터 인터넷을 통한 의사전달이나 업무를 진행해왔다. 일본 내 조총련계 기업인들이 그 주요 대상이었다. 이들은 인터넷과 메신저, 이메일을 통해서 업무를 협의하고 의사소통을 하며, 자료를 주고받는 등 많은 부분을 인터넷으로 처리하고 있다. 이것은 일본에서 귀화한 교포들이 북한의 IT분야에 많이 종사하고 있기 때문에 조총련과의 관계가 밀접하고, 북한 내에서 인터넷 접근이 가능한 위치에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부분이 많았다.
남북경협에서도 인터넷 사용이 구체적으로 논의되고 있다. 이는 북한 방문 등으로 인한 경비 지출부담이 크고 의사소통을 명확하고 신속하게 하고자 하는 우리 쪽의 요구가 지속적으로 있어왔고 북한의 인터넷 상황도 많이 개선되고 있는 상태기 때문에 어느 정도 가능한 부분이다.
인터넷 사용은 업무적인 효율성 외에도 정보의 교류가 양적으로 확대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될 것이다. 이는 궁극적으로는 경협 발전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사실 북한은 다양한 정보를 얻기가 매우 어려운 곳이다. 인터넷은 이러한 부분에 있어서 각종 정보를 획득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줄 것이다. 이는 북한의 사이트나 자료를 통해서라기보다는 메신저나 e메일 등을 통해 서로 연락을 하게 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효과라고 생각한다. 인터넷은 직접 대면을 하지 않기 때문에 상대에 대해서 편하게 인식하게 되는 특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남북교류협력법 개정을 추진하면서 인터넷 통한 접촉 승인 폐지에 대한 다양한 논의들이 진행되고 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인터넷의 특성을 고려할 때 인터넷을 통한 북한주민 접촉 승인은 폐지되는 방향으로 나가는 것이 옳을 듯하다. 일부에서 우려하듯이 인터넷이 개발되면 북한의 주의주장이 여과없이 흘러들어 혼란을 가져올 것이라 말하지만, 인터넷을 통한 다양한 의견 분출과 수렴을 어느 정도 정착시킨 우리의 네티즌의 수준을 생각하면 단순한 기우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세계 인터넷 사용 1위 국가, 세계 최고의 초고속 인터넷망 구축국가의 자부심을 생각할 때 인터넷을 통한 자유로운 교류는 큰 흐름이자 북한을 알아 가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며 남북경협뿐만 아니라 남북관계 전반에 걸쳐서도 매우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 생각한다.
◆ 유완영 (사)중소기업기술혁신협회장 jamesu63@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