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김신배호가 다음달 중순 공식 출범한다.
SK텔레콤 조정남 부회장은 지난달 27일 신임 사장에 김신배 전무를 내정하고, 창립 20주년인 올해 제2의 도약을 성공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나라 대표 통신기업인 SK텔레콤이 사령탑 교체를 계기로 어떤 모습으로 새롭게 태어날지 이목이 집중된다.
◇의미=신임 김 사장 내정자는 누구나 인정하는 통신 ‘전략가’다. 삼성·동양그룹의 기획조정실을 거쳐 지난 95년 한국이동통신 시절 사업전략담당 임원으로 들어와 SK텔레콤의 사업전략, 신세기통신 전략지원부문·사장실 임원 등 기업전략을 관장하는 요직을 두루 꿰뚫었다.
지난 2001년 신세기통신 인수합병(M&A)를 비롯해 KT와의 지분 맞교환, 지난해 하나로통신의 외자유치에 이르기까지 SK텔레콤의 사운이 걸린 현안들을 깔끔하게 마무리한 것도 김 내정자의 작품이다. 따라서 이번 김신배 사장 체제가 갖는 의미는 그룹 지배구조 문제로 불거진 내부의 어수선한 분위기를 조기 진화하고, 성장정체기에 접어든 SK텔레콤의 미래 발전상을 서둘러 도출하기 위해 기업전략의 전면적인 쇄신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내정자는 지난 27일 내정 직후 전화통화에서 “주총후 이사회 승인을 거쳐야 하는 등 절차상의 문제가 남아있으니 조금만 기다려 달라. (취임후 달라질) 경영전략을 거론하기엔 아직 이르다“라면서도 “여러가지로 부족한 게 많으나 애정을 갖고 지켜봐준다면 충분히 (잘해낼) 자신이 있다”고 조심스레 말했다.
◇SK텔레콤의 진로=가장 큰 변화가 예상되는 대목은 SK텔레콤의 사업구조다.미래 먹거리를 찾기 위해 현 사업구조를 한층 확대, 고도화하는데 속도를 낼 것으로 관측됐다.
실제로 ‘무선이 답’이라는 표문수 전 사장과 달리 김 사장 내정자는 SK텔링크(별정통신)·SK텔레텍(단말기)·티유미디어콥(위성DMB) 설립과 하나로통신 지분참여를 주도하면서 무선에 국한된 SK텔레콤의 장기 활로를 모색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해왔다. 특히 유선사업과 이동전화 단말기 분야는 김 내정자가 신수종 사업으로 남다른 애착을 보여왔다.
따라서 김 내정자는 무엇보다 현 SK텔레콤의 사업구조와 조직을 뜯어고치는 작업을 서두를 전망이다.
전무에서 대표이사 사장으로 파격적인 승진인사를 단행한 것도 이러한 개혁 작업에 힘을 실어주려는 것으로 풀이됐다.
조만간 단행될 SK텔레콤 임원인사에서는 번호이동성 경쟁을 안정적으로 끌어갈 수 있도록 영업부문을 대체로 현상 유지 하는 대신, 미래 사업기반 모색을 위한 전략기능을 대폭 강화하는 쪽으로 갈 전망이다.
하나로통신이나 LG그룹 유선사업과 더불어, 내년이후 물량 제한이 풀리는 SK텔레텍의 해외사업 등도 주목거리다.
궁극적으로 현 SK(주)를 중심으로 한 최태원 회장 오너 일가의 지배구조도 SK텔레콤으로 무게중심이 급속히 쏠릴 전망이다.
◇숙제=무엇보다 표 사장의 갑작스런 사퇴후 술렁이는 조직 분위기를 조기에 매듭짓고, 안팎의 부담스런 시선을 벗어나 안정적인 지도체제를 구축하는 것이다.
전면적인 조직 쇄신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곧 단행할 임원 인사를 진통 없이 조기 안정화하는 것도 그리 쉽지 않은 일이다.
매부인 윤창번 하나로통신 사장을 포함해 ‘KS(경기고·서울대)’에 대한 외부의 불편한 시선도 극복해야 한다.
김 내정자는 “벌써부터 외부에서 좋지 않은 소문이 돈다는 점을 잘 안다”면서 “무엇보다 경영능력을 통해 평가받도록 정면 승부하겠다”고 다짐했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