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플랫폼으로서의 PC 독점 시대는 서서히 저물고 있다. 우리는 이미 다종다양한 도구가 다투어 인터넷 단말기로 바뀌고 있는 플랫폼 대경쟁 시대를 목격하고 있다.
정보기술의 혁신은 원하든 원치 않든 우리의 생활공간, 도시공간, 생태공간 구석구석에 통신기능을 탑재한 초소형·초전력 스마트 칩을 받아 들일 것을 강제하고 있다. 지금은 네트워크가 공기처럼 풍부한 자원이 되고 정보를 수도처럼 간편하게 활용할 수 있는 유비쿼터스 IT혁명 전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조지 길더는 그의 저서 ‘텔레코즘’에서 범세계적 규모로 동시에 무한대의 용량을 최소비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대역폭의 대홍수가 마이크로 칩을 기반으로 하는 컴퓨터 시대의 종말을 재촉하고 있다고 거침없이 주장한다.
이처럼 모든 사물이 정보통신망으로 연결되는 사물 인터넷 시대의 도래는 우리에게 무엇을 웅변하는 것일까. ‘유비쿼터스’라는 새로운 통신혁명의 도전은 정부로 하여금 어떠한 응전을 강요하는 것일까. 이에 대한 해답은 94년 당시 체신부가 추진한 초고속정보통신기반구축사업에서 찾을 수 있다. 이 사업은 정부와 민간이 45조를 투입해 2010년까지 공공기관을 광대역망으로 연결하는 초고속국가정보통신망을, 2015년까지는 산업체와 일반 가정을 연결하는 초고속공중정보통신망을 완성한다는 국가정보기반개조의 대역사다.
이러한 야심찬 청사진이 있었기에 대한민국은 세계 최강의 초고속 인프라국가로 부상하였다. 인터넷 인구 3000만, 이동전화인구 3300만, 2003년도 IT생산 209조원·수출 576억불·전자상거래 규모 238조원이라는 IT강국의 현주소를 당시 누가 상상이라도 할 수 있었던가?
하지만 우린 여기에서 안주할 수는 없다. 정보화 패러다임이 또 한번 요동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시점에서 필자는 세계 최초로 2010년까지 모든 국민과 도시시설물 그리고 환경으로 국가정보화공간을 확장하고 새로운 경제사회적 가치를 창조하는 정보화입국 신전략 ‘u코리아 2010’ 구상에 세계최초로 도전할 것을 제안한다.
그렇다면 u코리아를 향한 대장정은 무엇부터 시작할 것인가. 먼저 u코리아 전략위원회를 출범시키는 일이 선행돼야 한다. 이 위원회는 그간의 IT강국 성과와 성공 요인을 면밀히 분석하고 관련기술개발과 정보화 투자 논리를 재해석하는 작업부터 시작한다. 동시에 광대역통합망과 유비쿼터스센서망, 첨단교통망 등을 연계한 차세대 국가정보 하부구조를 기획하고 신기술개발의 비용과 효과를 검증한다.
둘째 세계 최첨단 유비쿼터스 선도시험망을 구축하여 핵심기술개발과 킬러 애플리케이션을 발굴하는 일이 긴요하다. 전국의 연구소와 대학, 지자체와 통신사업자 등 선도수요집단을 연결하는 동 망은 초대용량 BcN, IPv6, 홈 네트워크, USN (유비쿼터스 센서망)등이 연동된 최첨단 기술로 무장되어야 할 것이다. 동시에 관련 핵심연구센터, 공동연구 개발시설 등과 연계하여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의 기술적·경제적 타당성을 확인하고 사회적 수용성 등을 검증 ·평가할 수 있는 열린 플랫폼이 되도록 한다.
셋째 U코리아 구축전략을 세계에서 가장 튼튼하고 투명한 국가시스템 개조전략차원으로 격상시켜야 한다. 정치와 기업간의 차떼기 부패고리를 근절하기 위해서라면, 백화점 붕괴와 지하철 참사를 다시는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서라면, 우리 국민은 국가시스템의 유비쿼터스 정보화 투자에 흔쾌히 동의할 것이다.
그렇다고 유비쿼터스 역기능에 소홀히 할 수 는 없다. 역설적이지만 유비쿼터스 시대는 국가안전과 사회시스템의 존립을 위태롭게 하는 대규모 정보정전 사태 등은 전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 언제, 어디서든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텔레코즘 신시대의 중심이 한국으로 이동하고 있는 광대역IT국가의 여세를 몰아 U코리아를 향한 긴급발진을 서둘러야 한다.
◆하원규/ ETRI 유비쿼터스 IT전략연구센터장 wgha@etri.r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