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SV)의 벤처 캐피털 투자가 3년 만에 다시 증가하면서 벤처 기업들의 회복 가능성과 고용 창출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 벤처이코노믹스, 전미벤처캐피털협회 등이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벤처캐피털들은 지난해 4분기 중 베이지역(샌프란시스코만 주변의 실리콘 밸리) 업체들에게 총 16억2000만 달러를 투자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3분기 13억5000만 달러에 비해 20%나 증가한 것으로 최근 2년간 최대 규모다.
하지만 이러한 추세가 지속될지는 1∼2 분기 정도 더 지켜봐야 한다는 게 중론이다. 지난해 베이 지역에 대한 벤처 투자는 58억7000만 달러에 달해 2002년 70억2000만 달러보다 오히려 줄었기 때문이다.
사실 신생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 증가는 경기 회복의 초기 징후로 여겨진다.신생 업체들은 전통적으로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일자리를 창출해 왔다.
미국 전역의 벤처 투자액도 4분기에만 49억2000만 달러로 전분기 대비 11% 증가했다.그러나 지난해 전체적으로는 181억9000만 달러로 2002년의 214억1000만 달러보다 감소했다.
이 가운데 생명공학에 대한 투자가 가장 많았다.생명공학은 4분기에 11억 달러를 유치해 9억7800만 달러에 그친 소프트웨어(SW)를 제치고 2분기 연속 수위를 지켰다.
이 같은 흐름은 베이 지역에서도 뚜렷해 이 기간 중 최대 계약은 모두 제약사들에 대한 투자였다. 폐질환 치료제 개발업체인 코테릭스사(벨몬트 소재)는 2차 펀딩에서 5500만 달러를 조달했다. 종양 치료법이 전문인 샌프란시스코 남부의 트레시홀드 파마슈티컬스사도 2차 펀딩에서 4100만 달러를 유치했다. 또 감염 방지 치료법을 개발하는 페닌슐라 파마슈티컬스사(알라메다 소재)는 3차 펀딩에서 3700만 달러를 조달했다.
이에 대해 PwC의 트레이시 레프터로프 벤처캐피털 책임자는 “증시 회복과 기업 인수·합병(M&A) 활성화로 낙관론이 증폭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지난해 4분기에는 벤처캐피털의 지원을 받은 17개사가 주식공모(IPO)를 통해 10억5000만 달러를 조달했다. 이는 2000년 이후 최대 수치다. M&A 규모도 2억 달러 늘어난 23억 달러에 달했다. M&A 평균 금액도 29% 증가했다.
<코니 박 기자 conypark@ibiztod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