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월 치뤄질 미 대선의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사실상 존 케리(매사추세츠) 상원 의원이 확정됐다.케리는 2일(미국시각) 벌어진 10개주 예비선거(슈퍼 화요일)에서 경쟁자인 존 에드워즈(노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을 압도적 차이로 누르고 1위를 차지, 부시 대통령과 오는 11월 대선에서 진검 승부를 펼치게 됐다.
이에 따라 그의 정보기술(IT) 정책에 시선이 쏠리고 있는데 그의 웹사이트(http://www.johnkerry.com)와 4선 의원으로서 그동안 발언을 중심으로 그의 IT정책을 상, 하 두차례에 걸쳐 긴급진단 해본다.
<상> 부시와 어떻게 다른가.
베트남전 영웅에서 반전 운동의 기수로 변신해 지난 1984년 상원의원으로 처음 워싱턴 정가에 명함을 내민 케리는 민주당과 공화당의 정책 차이 만큼이나 IT정책에서도 부시 대통령과 다른 색깔을 보이고 있다.
우선 가장 눈에 띄는 것이 일자리를 해외에 내보내는 소위 ‘오프쇼어 아웃소싱‘에 대한 것이다. 친 기업 성향을 갖고 있는 부시 대통령은 콜센터 등의 IT관련 일자리를 인도, 중국, 필리핀, 동유럽 같은 저임금 국가에 이전하는 것에 대해 “일자리가 없어진 만큼 새로운 일자리가 생겨 궁극적으로 미국의 경쟁력에 도움이 된다”며 찬성하는 입장이다. IBM, 마이크로소프트 등 IT기업들과 보조를 같이 하는 것이기도 하다.
하지만 친 노동자 성향이 강한 케리는 자신의 홈페이지에서 “미국이 현재 고용없는 회복에 신음하고 있으며 부시 행정부 동안 42만 5000개의 일자리가 날아갔다”고 주장하며 “이런 마당에 부시가 또 다시 미국 일자리를 해외에 수출하려 한다”고 비판하고 있다.
그는 기업이 일자리를 해외로 옮길 경우에는 적어도 3개월 전에 근로자에게 고지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며 콜센터의 해외 이전을 어렵게 하는 법안에 찬성하고 있다. 이 법안은 콜센터에서 고객에게 전화를 걸때 통화 서두에 콜센터의 실제 위치를 밝히도록 명시하고 있어 그만큼 인도로의 콜센터 이전 등을 힘들게 하고 있다.
또 케리는 고용비자(H-1B)를 받고 미국으로 들어오는 외국인이 과거 미국인이 수행해온 일자리에 대신 취업하는 것에 대해 제한을 가하자는 법안도 지지하면서 부시와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그의 친 노동자 성향은 오하이오주 캠페인에서 “기업은 더 이상 급여 봉투 대신 핑크 슬립(해고 통지서)을 주어 근로자들을 놀라게 하지 말라”는 말로 드러나기도 했다.
빈곤층을 위한 브로드밴드(광대역) 인터넷 보급 확산에 있어서도 케리는 부시 보다 훨씬 적극적 이다. 흑인, 저소득층 등 소외 계층을 위해 기업이 브로드밴드 망을 보급할 때 그는 세금을 깍아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이와 관련 된 법안을 제출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바이오 분야 활성화를 위한 줄기 세포 연구에서도 케리는 부시보다 진보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는데 홈페이지에서 “부시는 일부 열등의 줄기 세포 연구만을 허용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줄기 세포 연구에 대한 폭을 넓힐 것을 공언하고 있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
브로드밴드 인터넷 보급 확산 적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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