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 무선랜 `생활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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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선네트워크 수준의 서비스를 즐길 수 있는 고속 무선랜이 대학·공공기관은 물론 병원·증권·기업 등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엔테라시스네트웍스코리아·한국쓰리콤·시스코시스템즈코리아·어바이어코리아 등 무선랜 공급업체들은 최근 무선랜이 산업 전반으로 확산됨에 따라 2.4GHz와 5GHz 대역에서 54Mbps를 지원하는 802.11a /g 고속 솔루션이 기존 802.11b 11Mbps 무선랜 솔루션을 급속도로 대체해 나갈 것으로 보고 신제품을 내놓는 등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54메가 시대 도래=경동정보대학·안양과학대·경주시청 등 대학과 공공기관은 물론 삼성전자·쌍용자동차·한국메탈·알리안츠·포항한방병원·아웃백스테이크·63시티·삼성전자구미·암코코리아(구 아남반도체)·안양과학대·LG전자 등은 이미 지난해 54메가 802.11g로 무선랜 구축을 마쳤다. 올해 들어서도 인덕대학이 캠퍼스 내에서 기존 무선랜보다 4배이상 빠른 54메가 속도의 802.11g 기반 무선랜 시스템을 구축한 데 이어 전남대학병원·목포카톨릭대학교·부산동의대학교 등도 이달 말까지 시스템 구축을 완료할 예정이다.

 보안상의 이유로 무선랜 설치를 불허하던 금감원이 최근 가이드라인을 제시, 허용함에 따라 그동안 도입을 미뤄왔던 증권·은행 등 금융권도 움직이고 있다. 최근 동원증권이 관련 업체들을 대상으로 BMT를 실시했으며 다른 업체들도 동원증권의 뒤를 따를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특히 정통부가 802.11a제품의 주파수 대역인 5GHz의 사용을 허가할 경우 고속 무선랜 시장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KT 등 통신사업자 적극 구매=지난해까지 무선랜사업인 네스팟사업을 적극 추진해온 KT는 정통부의 주파수정책이 결정되는 대로 54Mbps 장비구입에 착수, 기업 시장 등을 적극 공략할 방침이다.

 특히 지난해 말 KT연구소 발표에 의하면 현재 서비스중인 2.4GHz 대역의 무선랜 서비스보다는 5GHz 대역의 무선랜 투자비율을 높이기로 했다. 현재 서비스 중인 802.11b 기반의 네스팟 서비스는 전송속도 및 보안, 초고속공중무선랜 서비스와의 연계 등의 문제로 인해 정통부의 5GHz 대역 주파수 활용 계획이 나오는 대로 802.11a 무선랜 표준을 수용하는 54Mbps 무선랜 서비스를 본격 도입한다는게 KT의 전략이다. 올해 KT의 전체 무선랜 사업 수익 목표는 1372억원이며 투자예산은 419억원이다.

 이에 따라 업계 전문가들은 가장 큰 서비스사업자인 KT가 54Mbps 무선랜으로 기업시장 공략을 강화하면 국내 무선랜 시장도 11Mbps에서 54Mbps로 재편되어가는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하나로통신 등 후발 사업자들도 KT의 이런 움직임에 두 손 놓고 있지마는 않을 것이라는게 업계의 평가다.

 ◇제품 출시 ‘봇물’=54메가 제품 중심으로 시장이 급격히 재편됨에 따라 무선랜 장비 업체들도 기존 11메가 제품을 축소시키는 한편 802.11g, 802.11a 제품은 물론 801.11b/g 콤보 제품이나 802.11b/g/a 제품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엔터라시스네트웍스코리아(대표 안희완)는 최근 802.11a/b/g를 함께 지원하는 54Mbps급 무선랜카드를 국내에 출시한 데 이어 액세스포인트(AP) ‘AP3000’을 지난달 출시했다. 또 자사의 보안전략인 ‘UPN(User Personalized Network)’을 지원하는 무선랜 제품군 ‘R2’의 차기 제품군인 ‘R3’도 조만간 출시할 계획이다.

 한국쓰리콤(대표 최호원)도 지난해 12월 802.11a/b/g를 모두 지원하는 기업용 무선랜 카드 및 PCI어댑터를 발표했으며, 802.11g 기반의 무선랜 AP ‘스리콤 AP 8250·8750’ 등을 출시했다. 시스코시스템즈코리아(대표 김윤)도 5GHz 대역에서 54Mbps 속도를 구현하는 802.11a 무선랜 솔루션인 ‘시스코 에어로넷1400 시리즈’를 국내 주파수 환경에 맞게 재조정, 출시했으며 프록심코리아(대표 김정용) 역시 802.11a 및 802.11g 솔루션을 출시했다.

 ◇전망=시장조사 전문업체인 한국IDC는 국내 무선랜 장비 시장이 2002년 562억원, 지난해 965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 마의 1000억원 벽을 넘어 사상 최고치인 1342억2000만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물론 10기가 제품의 수요도 있겠지만 고속 무선랜 제품의 가격 하락 등 시장 상황을 감안할 때 대부분 54메가 이상의 고속 무선랜 제품이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실제, 최근 옥션에는 지난해까지 20만원 이상의 가격을 형성하던 802.11g AP가 12만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10만원 정도에 가격이 형성돼 있는 801.11b 제품과 비슷한 수준이다. 무선랜카드도 절반 가격인 5만∼6만원대로 떨어졌다. 사용자측에서도 더는 801.11b 제품을 고집할 이유가 사라진 셈이다.

 엔터라시스 안종석 이사는 “고객들의 욕구가 대용량 위주로 급격히 변화되고 있다”며 “정통부가 5기가 초반의 주파수 사용을 허가, 802.11a 제품이 국내 시장에 선보이게 되면 고속 무선랜 보급은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