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방송법 개정안이 극적으로 국회를 통과함으로써 하반기 SK텔레콤의 위성디지털멀티미디어(DMB) 사업에 청신호가 켜지면서, 그동안 관망세로 일관한 KT그룹이 강력한 사업추진 의지를 재차 표명하며 경쟁을 선언했다. 이에 따라 SK텔레콤 위성DMB 자회사인 티유미디어콥의 연내 사업자 선정이 유력한 가운데, 미래 통신·방송 융합서비스의 총아로 불리는 위성DMB 시장에서도 통신 양강의 전면전을 예고했다.
KT(대표 이용경)는 오는 2006년 전용 위성을 통해 위성DMB 사업에 나선다는 종전 계획을 재확인하고, DMB 시장의 공정경쟁을 위해 다음주 정보통신부·방송위원회 등 주무부처에 관련 정책건의를 제출할 계획이라고 3일 밝혔다. 이는 방송법 개정으로 SK텔레콤 위성DMB 자회사인 티유미디어콥의 연내 사업자 허가가 확실시됨에 따라, 향후 시장 후발주자로서 초래될 불리한 여건을 사전 차단하기 위해 공정한 제도적 장치를 촉구하려는 것이다. 특히 KT는 정책건의를 통해 위성DMB 사업에 대한 강력한 추진의지를 다시 밝힐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KT 관계자는 “최근 발표한대로 KTF 등 자회사 및 관련 업체들과 연내 컨소시엄을 구성해 반드시 위성DMB 사업에 나설 계획”이라며 “복수사업자의 공정경쟁 구도만 마련된다면, 비록 SK텔레콤에 비해 몇년 뒤진다 하더라도 위성DMB 사업으로 얻게 될 실익은 크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하반기 사업자선정을 앞둔 SK텔레콤에 자극받아, KT 그룹 또한 연내 컨소시엄 구성과 무궁화 위성을 활용한 예비시험을 서두르는 등 위성DMB 사업을 향한 행보가 한층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KT는 기술·사업성 등에서는 충분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판단이나, 선발사업자인 SK텔레콤과 최소 3년 정도의 시장진입 격차가 난다는 점에서 고심을 거듭하는 분위기다. KT 관계자는 “사업진입 시기 문제가 가장 큰 고민이지만 그렇다고 마냥 손놓고 있을 수는 없다”면서 “정책건의와 더불어 당장 KTF 등 자회사들과 사업전략을 구체화해 경쟁사에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KT는 최근 법무팀을 통해 자체 분석한 결과 방송법상의 겸영금지조항도 위성DMB 컨소시엄 구성에는 문제될 게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 현재 KT는 디지털위성방송 스카이라이프의 대주주(29%)로 위성DMB 컨소시엄에도 대주주로 참여할 경우 겸영금지 위반여부가 논란거리로 남아있다.
이처럼 KT가 최근 위성DMB 사업에 적극적인 태세로 돌변한 것은 그동안 난망해보이던 방송법 개정이 성사되면서,향후 시장 자체적인 사업성은 물론 유무선·방송통신 융합서비스 환경에 적지 않은 파괴력을 몰고 올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