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개인용 컴퓨터(PC) 업체들이 자국 시장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다.
정보기술(IT) 관련 웹사이트인 실리콘스트래지스가 시장조사기업 아이서플라이의 최신 보고서를 인용, 보도한 바에 따르면 레노보라는 영문명을 쓰는 중국 최대 PC업체 레전드를 비롯해 파운더, 통팡, TCL, 헤디, 그레이트월 등 6개 중국업체가 지난해 중국 PC시장 톱10 랭킹에 드는 등 중국 PC시장을 석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90년대 말만 해도 이 시장은 IBM 등 미국계 다국적 컴퓨터업체들이 장악했었다. 하지만 90년대 말부터 현지업체들이 등장, 조금씩 다국적 기업들을 몰아내더니 작년에는 마침내 무려 6개 현지업체가 톱10에 드는 개가를 올렸다.
이들 중국 PC업체들이 중국 PC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50%를 넘었다고 엘사군도에 위치한 아이서플라이의 애널리스트 낸시 당은 밝혔다.
가장 많은 판매량을 기록한 업체는 레전드로 27%를 차지했으며 이어 파운더가 10%로 2위, 그리고 통팡이 8%로 3위를 차지하는 등 1∼3위 자리를 중국 현지업체가 싹쓸이했다.
다국적 컴퓨터 기업 중에서는 델이 7%로 1위를 차지했지만 전체 순위에서는 4위에 그쳤으며 이어 IBM과 HP가 각각 5%와 3%로 전체순위 5, 6위에 머물렀다. 이밖에 TCL, 에이서, 헤디, 그레이트월 등이 7∼10위를 기록하며 상위 10위권에 올랐다.
아이서플라이에 따르면 중국 현지업체의 시장 비중이 계속 높아지고 있으며 중국내 PC생산도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올해 중국내 PC생산은 4800만대에 달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지난해보다 29%나 늘어난 수치다. 이같은 증가세는 오는 2008년까지 이어져 이때가 되면 중국내 PC생산이 9000만대에 달해 세계 전체 생산의 37%를 차지할 전망이다.
낸시 당 애널리스트는 “중국의 이같은 폭발적 PC산업의 성장은 계속해서 해외 기업들이 공장을 중국으로 이전하고 있는 데다 중국 내수 시장도 안정적으로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아이서플라이는 데스크톱 PC의 전체 PC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갈수록 줄어 오는 2008년에는 40% 선으로 축소되는 반면 노트북 등 모바일PC 비중은 54%로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