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키아가 차세대 휴대폰시장의 주도권 장악을 위해 휴대폰 OS개발사 심비안 주식 과반수를 인수하려던 계획이 수포로 돌아갈 위기에 처했다고 실리콘스트래티지스가 6일 보도했다.
지난달 노키아는 영국계 컴퓨터업체 사이언이 소유한 심비안 지분 31%를 2억5220만달러에 인수, 총 63%의 심비안 지분을 소유한 최대주주로 올라설 방침이라고 발표했다.
이같은 행보는 휴대폰 OS시장에서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의 추격을 따돌리고 휴대폰 단말기에 이어 전용 OS분야에서도 세계 선두를 차지하려는 노키아의 전략적 포석으로 해석돼 비상한 주목을 받았다.
또 노키아는 연말까지 소니에릭슨, 삼성전자, 파나소닉, 지멘스가 소유한 나머지 심비안 지분도 인수해 100% 자회사로 편입하는 한편 심비안을 기업공개(IPO)할 계획도 없다고 밝혀 휴대폰OS시장에 대한 강한 독점욕을 드러냈다.
하지만 노키아 올릴라 회장의 야심찬 계획은 사이언의 최대주주이자 심비안 지분 13.1%를 소유한 피닉스 애셋매니지먼트사가 주식 매각에 강력히 반대하면서 난관에 부딪혔다.
피닉스측은 “성장성이 높은 심비안 주식을 노키아측에 헐값으로 넘기기 보다 심비안을 기업공개(IPO)하는 편이 주주들에게 훨씬 많은 이익을 준다”며 현 사이언 경영진의 주식매각 결정을 비난했다. 이같은 피닉스의 주장에 대해 개인투자가들도 대부분 공감을 표시하면서 사이언사의 온라인 게시판은 주식매각 반대의견으로 온통 도배되고 있다. 현재로선 심비안 지분 12%를 소유한 사이언의 데이빗 포터 사장만이 노키아에 대한 주식매각에 찬성하고 있으나 소액주주들이 거센 반발을 누르기 힘든 상황이다.
분위기가 심상치 않자 노키아 올릴라 회장은 지난주 프랑스 칸의 3GSM 국제회의에서 “노키아는 심비안의 기존 주주사들과 계속 협력하면서 업계 공통의 오픈 플랫폼을 개발할 것”이라면서 반발을 무마하려 애썼다. 노키아측은 심비안 지분획득은 특정 회사가 휴대폰 OS시장을 장악하려는 의도가 아니라 새로운 OS개발을 촉진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사이언의 대변인은 “현재 대주주 사이에 심비안 주식매각과 IPO추진을 두고 찬반양론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면서 이러한 대립이 장기적인 회사수익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심비안은 지난 98년 노키아와 사이언, 지멘스, 모토로라 등이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체제에 맞서기 위해 컨소시엄형태로 공동출자한 휴대폰 OS전문회사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