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HP는 냅스터 재출범을 며칠 앞두고 갑자기 냅스터에게 25만 달러를 돌려주고 냅스터의 온라인 음악 서비스 링크를 자사 컴퓨터에 설치하기로 한 계약을 취소시켰다. 설상가상으로 HP는 지난달 냅스터의 경쟁사 애플 컴퓨터의 ‘i튠 뮤직스토어’를 자사 컴퓨터에 설치하고 HP 브랜드를 붙인 ‘i포드(iPod)’ 음악 플레이어를 판매하기로 애플과 제휴했다고 폭탄 선언했다.
이에 대해 HP나 냅스터의 모회사 록시오는 거래 취소 사실만 시인할 뿐 자세한 언급을 피하고 있다.하지만 이번 계약 취소는 음악계에서 파문당한 냅스터가 유료 음악 서비스로 재출범시킨 이후 부딪친 몇 가지 장애물 중 하나에 불과하다.
냅스터는 적자에 시달리고 있을 뿐만 아니라 사장, 최고재무책임자(CFO), 프로그래밍 부사장, 기업 홍보 책임자, 핵심 이사 등 고위 경영진들이 줄줄이 회사를 떠났다.여기다 록시오는 지난 18일 냅스터 사업부 감원에 착수했다. 록시오의 한 여성 홍보 담당자는 이번 감원에 대해 ‘조직내 군살 제거’라고 설명할 뿐 감원 규모에 대해 언급을 피했다.
냅스터는 자사 서비스가 두번째로 인기있는 온라인 음악 서비스라고 자부하고 있지만 애플의 i튠 서비스 가입자들이 음악을 다운로드한 횟수의 4분의 1정도 밖에 판매하지 못하고 있다.
보스턴 소재 투자은행 애덤스하크니스앤드힐의 스티븐 B. 프랭클 상무는 “음악 다운로드 판매 사업의 돈벌이가 시원치 않고 시장은 매우 경쟁적”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냅스터는 구 냅스터에서 드러났던 것과 마찬가지로 경영진 갈등에 휩싸였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음악업계 베테랑이던 마이크 베벨이 냅스터 사장직을 그만두었고 록시오 최대 주주인 유니버설 뮤직 그룹의 로렌스 켄스윌 이사도 떠났다. 음악 프로그래밍 담당 알렉스 루크 부사장도 새 냅스터 출시 직후 경쟁사인 애플로 자리를 옮겼다. 또 록시오의 엘리엇 카펜터 최고재무책임자(CFO) 역시 개인 사정으로 사임했다.
이 회사 고록 CEO는 최고경영진들의 이같은 사임에 대해 “현재 냅스터에 없는 사람들을 따져서 무슨 소용이 있는가” 라고 대수롭지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록시오와 투자 관계를 맺고 있는 파이퍼 재프리사의 진 먼스터 분석가는 “남아 있는 중역들도 냅스터에서 잠시 머물 가능성이 높다”며 분위기가 심상치않음을 전하고 있다.
<제이 안 기자 jayahn@ibiztod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