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 한 통화면 은행 업무 끝!’
유선 전화로 공과금과 지로를 납부하고 휴대폰으로 지하철과 버스를 타는 시대가 열렸다. 통신과 금융서비스를 결합한 전화금융결제, 모바일뱅킹 등 신개념 서비스가 속속 선보이면서 은행 갈 일이 없어진 것. 창구에 늘어서서 송금이나 공과금을 납부하던 모습은 이제 옛 추억이 될 모양이다.
통신·금융 결합서비스들도 날로 똑똑해지고 있다.
전화를 걸어 일일이 계좌번호와 비밀번호를 눌러야했던 번거러움도 사라지고 휴대폰이 곧바로 은행이자 신용카드 업체다. 개인정보 유출과 금융사고를 막는 다양한 보안 기술도 마련됐다. 홈쇼핑이나 인터넷 쇼핑몰 등에 굳이 내 신용카드 정보를 주지 않아도 되는 금융결제 대행 서비스도 등장했다.
손쉽게 금융 업무를 해결하려는 소비자들과 창구 운영에 드는 막대한 비용을 줄이려는 은행들, 그리고 통신을 기반으로 각종 융합서비스를 개발하려는 통신업체들의 요구, 3박자가 딱 맞아 떨어져 통신·금융 융합서비스는 날로 새로와지고 있다.
▲홈쇼핑 결제도 내가 직접=홈쇼핑에서 물건을 구입한 뒤 신용카드 번호를 가르쳐주거나 지로를 납부하는 불편함과 불안함이 사라진다. KT는 9일 우리, 조흥, 외환, 기업, 농협, 우체국, 제일, 국민은행 등 8개 시중은행과 결제솔루션업체 에프앤비씨와 손을 잡고 내달부터 ‘전화 금융결제’ 시범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 서비스는 소비자가 전화로 상품을 주문한 뒤 곧바로 자신이 원하는 거래은행으로 연결, 본인 계좌에서 직접 실시간으로 결제하도록 하는 것으로 판매업체에 카드번호를 알려주거나 주문 후 별도로 은행 방문이나 인터넷뱅킹, 텔레뱅킹 등으로 입금하는 절차를 없애주는 것이다.
또한 결제금액이 소액이어도 지로 형태로 전화 납부할 수 있기 때문에 이용자도, 대금 청구업체나 수납은행도 업무가 훨씬 줄어드는 장점이 있다.
KT는 각 은행 콜센터에 호 전환이 가능한 지능망시스템을 구축해주고 홈쇼핑 등에서 걸려온 전화를 연결하는 중개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다. 물론 소비자는 전화 한통이면 주문에서 결제까지 OK다.
▲휴대폰으로 지하철을 탄다=휴대폰으로 계좌조회, 이체, 현금 출금, 수표조회 등 24시간 은행업무를 볼 수 있다. 또 신용카드는 물론, 직불카드·후불 교통카드 기능도 갖춘 만능 휴대폰도 등장했다.
휴대폰에 자신의 계좌번호와 고객정보가 담긴 금융 IC칩을 탑재돼 있다. 은행의 현금자동인출기 앞에 휴대폰을 갖다 대기만 하면, 카드를 넣어 사용하는 것과 똑같이 현금을 인출할 수 있고 쇼핑 후 비용결제도 휴대폰으로 한다. 통장잔액 조회는 물론 친구에게 돈을 송금하거나 공과금을 내는 일도 가능하다.
이같은 모바일뱅킹 서비스는 지난해 9월 LG텔레콤이 국민은행과 ‘뱅크온’이라는 서비스명으로 시작했으나 지난 2일부터 SK텔레콤과 KTF가 각각 동참하면서 ‘M뱅크’ ‘K뱅크’라는 이름으로 도입, 확대일로에 있다.
비단 금융서비스만이 아니다. 음식점과 주유소 등 제휴 가맹점에서 신용카드로도 사용할 수 있고 항공사 마일리지 적립, 멤버십 클럽 서비스는 물론, 외환거래 및 주식거래 서비스까지 제공되는 다기능 휴대폰 시대가 된 것이다.
▲신개념 융합서비스 어디까지 진화할까?=일단 금융 업무와의 통합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는 게 통신업체들의 공통된 전망이다. 모바일 뱅킹의 경우, IC칩이 기반이 되기 때문에 각종 비 금융서비스를 결합할 수 있고 전화 결제대행 서비스도 그 대상이 무궁무진하다.
홈쇼핑, 통신판매 등 상품구매뿐 아니라 교통권, 숙박 등의 전화예약과 결제도 전화로 대신할 수 있다는 것. 또한 인터넷 뱅킹이나 모바일 뱅킹이 번거러운 노인들이나 농어촌 주민들에게도 특히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KTF M 파이넌스팀 김성락 과장은 “통신과 금융서비스의 융합은 초기 단계에 불과하다”면서 “앞으로는 교통카드, 멤버십, 각종 부가서비스 등 전화가 개인생활의 중심이 되고 산업의 융합 중심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
`통신+금융` 신개념 융합서비스 봇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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