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 네트워크장비 시장 `봄바람`

NI업계 재고·교체 물량 등 쏟아져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 이후 서서히 성장해 온 국내 네트워크 중고 장비 시장이 만개, 새로운 비즈니스 영역으로 자리잡고 있다. 지난해 500억원대였던 시장도 올해는 1000억원 규모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경기 침체로 인해 네트워크통합(NI)업체들이 재고로 보유하고 있던 장비는 물론 네트워크 진화에 따른 교체 수요로 발생한 중고 장비가 쏟아져 나오고 있고, 기존 네트워크 유지·보수 및 국내보다 네트워크 환경이 뒤떨어지는 해외의 수요도 꾸준히 증가했기 때문이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만 네트워크 중고 장비 전문업체들은 지난 2000년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 10여개사가 넘어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스몰, 이밸리닷컴, 넷월드코리아 등 매출 100억원 규모의 회사도 속속 출현하고 있다.

지난 해 94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면서 시스몰(대표 조택종)은 올해 부터는 일본을 비롯한 홍콩 등의 아시아 지역과 북미 유럽 등지에 설립한 해외 지사를 기반으로 해외 중고 장비 수입·판매 중심에서 벗어나 국내 유통과 수출 비율을 반반씩 가져가고 있다. 이를 통해 올해 150억 원 이상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지난 2000년에 설립, 시스코, 주니퍼, 익스트림 등의 네트워크 장비를 취급하고 있는 이밸리닷컴(대표 방창배)도 해외 파트너들로부터 장비를 받아 성능 테스트를 하고 재조립후, 케이블 익스프레스 등과 같은 재생 전문 업체로 수출하고 있다.

현재 국내 공급이 전체 매출에서 60%를, 수출이 40%를 차지하고 있으며 올해는 지난해보다 20억원 늘어난 70억원으리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8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던 넷월드코리아(대표 김욱)도 중고 장비의 국내 유입분 전량을 수출하고, 수입을 통해 국내 중고 장비를 공급한다. 특히, 미국 NHR과 제휴를 통해 중고 장비의 재생부터 품질 인증까지 보장하며 사업기반을 더욱 넓혔다. 취급 품목도 시스코 장비뿐 아니라 NHR이 지원하는 노텔(구 알테온) 스위치나 파운드리, 익스트림 등의 제품까지 취급 품목을 다양화했다. 특히 기존에 주로 취급하던 미들, 로우엔드급를 넘어 하이엔드 시장도 공략할 예정이며 그동안 채널을 통한 간접 영업에서 벗어나, 올해부터 직접 영업도 강화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현재 20%에 불과하던 국내 장비 수출 비율을 30%까지 높일 계획이다.

이와 관련, 시스몰 조택종 사장은 “시스코 장비 위주에서 노텔, 파운드리, 알카텔, 주니퍼, 익스트림 등 취급 품목도 다양해지고 사업 영역도 단순 판매는 물론, 임대, 부품 판매, 일시 장비 대여 등으로 확대하는 등 관련 회사들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며 “중고 제품의 품질에 대한 인식이 제고되면서 평균 50%이상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중고 네트워크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홍기범 kbho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