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인터넷 세몰이 시작됐다

`생산유발효과 18조원` 통신산업 새 황금알

 휴대인터넷 주도권을 위한 업체간 세몰이가 본격화됐다.

 11일 KT·KTF 등 KT그룹은 삼성전자·포스데이타·시스윌·디지털웨이브·코아세스 등 서비스·장비·콘텐츠·솔루션 관련 50여개사를 끌어들여 휴대인터넷 협의체인 ‘휴대인터넷이니셔티브(PII·초대의장 박영일 시스윌 회장)를 결성, 본격적인 세몰이에 나섰다. SK텔레콤도 이에 따라 이와 관련 협의체 구성에 나설 것을 검토중이다.

 ◇배경=이같은 움직임은 차세대 성장산업으로 전망되고 있는 2.3GHz 휴대인터넷의 조기 산업화 방안을 마련, 정부에 제시하는 한편 업체간 주도권을 의식한 세몰이 차원이 크다. 휴대인터넷의 경제적 파급효과는 총 생산유발효과 18조원, 부가가치창출효과 7조5000억원, 수출유발효과 6조3000억원(ETRI 추산) 등 산업 위상이 막대하다. 따라서 이를 누가 선점하느냐에 따라 미래 통신사업의 지평이 변할 수 있다. 업계는 이에 따라 정부의 정책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보고 이를 자사에 유리한 방향으로 이끌어내기 위해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KT그룹이 세몰이 ‘주도’=일단 차세대 수익모델 발굴에 목을 매고 있는 KT측이 기선 제압에 나섰다. 이날 서울 삼성동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창립식에는 KT를 포함에 KTF·삼성전자·LG전자·포스데이타·다이렉트미디어·이너큐브·머큐리·시스윌·파수닷컴·로커스테크놀로지스·필링크·에프알텍·사이버뱅크 등 서비스·콘텐츠·단말기·플랫폼 관련 50여개사가 참여했다. 그만큼 KT측이 공을 들였다는 의미다. PII는 이날 시스윌 박영일 회장을 초대 의장으로 선출하고 서비스분과(위원장 이성욱 다이렉트미디어 부사장)·기술분과(위원장 이성춘 KT서비스개발연구소 실장)·협력분과(위원장 장성봉 KT 차세대통신사업단 사업협력부장) 등 3개분과를 구성, 발빠른 행보를 과시했다.

 ◇SKT 견제 나설 듯=SK텔레콤측은 아직 구체적인 움직임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하지만 조만간 이에 대응하는 행보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SK텔레콤측은 현재 정부의 정책방향이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구성한 PII는 결국 업체들 내세워 정부를 압박하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시각을 보이고 있다. 즉 오는 2005년 상용서비스가 무리라는 입장을 견지하면서도 협력업체 확보에 나서는 등 물밑 작업을 통해 기세 싸움에 밀리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업계는 SK텔레콤이 어떤 형식으로든 KT와 장비·콘텐츠·솔루션 업체들이 구성한 PII에 대응하는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망=어쨌든 PII 창립을 계기로 KT와 SK텔레콤은 휴대인터넷 사업을 위한 치열한 물밑 경쟁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일단 KT가 PII를 주도해 서비스·콘텐츠·솔루션 개발 및 확보에 나선 만큼 SK텔레콤측도 이에 상응하는 행보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SK텔레콤은 특히 WCDMA사업과 휴대인터넷사업을 동시에 추진하는 것에 대한 부담감이 여전하기는 하지만 주파수 할당, 사업권 확보 등 당장 눈앞으로 다가온 현안인 만큼 뒷짐만 지고 있을 수만은 없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와 관련, “KT는 앞으로 PII에 참여한 업체들과 공동으로 휴대인터넷에 관한 대정부 목소리를 높일 것”으로 전망하면서 “정부가 밝힌 휴대인터넷 정책일정에도 불구하고 휴대인터넷 상용서비스를 최대한 늦추려는 SK텔레콤과 조기 상용화를 외치는 KT간 더욱 치열한 논리전과 세 싸움이 벌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박승정기자 sjpark@etnews.co.kr>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