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포럼]모바일 게임산업의 과제

 이제는 당당한 한국의 산업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게임시장에서 모바일 게임은 2003년도에 연간 5000억원 규모의 거대 시장으로 성장했고 역시 산업의 한 분야로서 어엿한 위치를 차지하게 됐다. 매월 수없이 많은 모바일 게임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고 모바일 게임 동호회 및 전문 잡지까지 등장하여 게임 산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모바일 게임 사업은 몇가지 구조적인 문제들과 맞물리면서 기존의 온라인 또는 패키지 게임시장과는 다른 서비스 환경과 체계를 갖게 되어 다소 기형적인 성장을 하게 되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첫째는 제한적인 개발 환경의 문제이다, 상호 연동이 어려운 다양하고 이질적인 플랫폼, 단말기 마다의 상이한 규격과 기능, 이통사의 정책과 유통 구조의 변동 등이 모바일 게임 개발에 있어서 시간적이나 비용적인 제약으로 나타나고 있다. 현재 정부나 이동통신사들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어 이러한 개발 환경적인 문제들이 많이 개선될 것으로 보이나 모바일 게임이 ‘산업’으로서의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이동통신사, 단말기 제조사, 게임업체의 ‘윈­윈(win-win)’ 관계를 구축할 수 있는 보다 합리적인 노력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둘째는 모바일 게임 전담기구의 부재다. 모바일 게임 시장의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정부 유관부서, 이동통신사와 게임업체 사이의 정책을 조율하고 업계를 보호, 지원할 수 있는 관련 전담기구의 필요성이 절실하다. 그러나 실상을 보면 일부 협회와 단체는 기능과 역할이 다소 유명무실한 게 아닌가 한다. 조속한 시일 내에 모바일 게임 업계 전체를 대변할 수 있는 실질적인 기구가 탄생된다면 개별 회원사의 발전과 한국 모바일 게임 산업의 도약에 커다란 힘과 발판이 될 것이다.

 셋째로 심의 제도의 문제점도 있다. 자체적인 심의 제도 구축 이후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한국 영화 산업과는 달리 온라인 게임과 모바일 게임 등 한국의 게임산업은 아직도 전적인 외부 심의에 의해 게임이라는 상품 자체의 내용이 변질되거나 서비스의 가능 여부가 결정되는 규제에 묶여있다. 향후 외부 심의와 자체적인 심의 제도의 합리적인 조정을 통해 애써 개발한 수많은 게임들이 변태되고 사장되는 상황을 예방하고 산업의 발전을 도모해야 할 것이다.

 넷째로 개발사의 안이한 행태도 문제로 지적될 수 있다. 현재 국내에 출시된 모바일 게임들 중의 대부분은 일본 게임의 아류나 모방작이 대부분이며 심지어는 똑같이 카피한 게임도 볼 수 있다. 이것은 모바일 게임을 단순히 잠깐 즐기는 장난감 정도로 생각하고 새로운 창작이나 개척자적인 모험없이 유저에게 어필하기 위한 상술에 지나지 않는다. 이렇게 되면 국내 모바일 게임은 기술력과 품질로 승부하는 구조가 아니라 상술과 지략에 의해 우위가 결정되는 현 상황을 벗어나지 못해 진정한 산업으로서의 발전을 기약할 수 없을 것이다.

 모바일 게임 사업은 앞으로도 무한한 발전의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는 거대한 산업이 될 것이 틀림없다. 정부와 유관기관, 이동통신사와 개발사가 합심하고 노력한다면 한국 모바일 게임 산업의 미래는 보다 밝고 건설적이라는 사실에는 모두가 동감하지 않을까 한다.

 국내 시장에서 산업으로 성숙한 모바일 게임이 앞으로 온라인게임과 더불어 세계 시장에서 신한류의 한 축으로서 자리 잡는다면 한국에 대한 이해 증진과 호감 증대 등 ‘코리아’라는 브랜드 이미지의 강화에 기여하고 단지 수출 자체에서 얻는 수익 이상의 크나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김현기 아이비에스넷 사장 hgkim@ibs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