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텔레콤을 시작으로 이동통신사업자와 휴대폰업계가 전격적으로 MP3폰 출시에 나서면서 MP3플레이어 업계와 본격적인 대결구도가 형성될 전망이다.
휴대폰업계는 10일 LG전자를 시작으로 PC와 호환되는 MP폰 공급을 시작, 올해 150만∼200만대 가량을 공급할 계획이다. 번호이동성으로 가입자 유치에 적극적인 이동전화서비스업체까지 MP3폰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어 시장 규모는 예상보다 커질 있다는 분위기다.
◇휴대폰업계 새 시장 “기대”=MP3폰은 MP3플레이어처럼 PC에서 직접 음악을 다운로드할 수 있어 MP3 플레이어 수요를 상당 부분 대체할 것으로 휴대폰업계는 보고 있다. 특히 휴대폰업계는 음원관리자협회, 이동전화서비스업체와 협의하느라 제품 출시가 3개월 가량 늦어진 것을 만회하기 위해 공격적으로 MP3폰 마케팅에 나설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특히 향후 출시할 MP3폰에 음원을 번들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 새로운 돌파구를 열었다. 이에 따라 휴대폰업체들은 이같은 전략을 다각도로 모색하는 한편 올해 메가픽셀 카메라폰과 함께 MP3폰을 전략 상품으로 지목, MP3플레이어를 압박하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MP3플레이어를 겨냥해 제품을 기획한 것은 아니지만 결과적으로 MP3플레이어의 수요를 대체할 것으로 본다”며 “휴대폰과 MP3플레이어를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컨버전스(융합)가 MP3폰의 장점”이라고 말했다.
◇MP3업계 효과 “미미”=MP3플레이어업계는 MP3폰 영향이 미미할 것으로 내다봤다. 256MB가 주력 기종인데다 음질이나, 크기에서 MP폰이 MP3플레이어를 도저히 따라 올 수 없다는 반응이다. 이에 따라 MP3플레이어 시장이 올해 지난해보다 20% 가량 성장한 150만대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업계는 전망했다.
양덕준 레이콤 사장은 “카메라폰이 불티나게 팔리는데도 디지털 카메라 시장은 오히려 성장하고 있다”며 “MP3폰도 휴대폰업체간 경쟁일 뿐 MP3플레이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도권 경쟁 불가피”=업계 전문가들은 그러나 양대 업체간 주도권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MP3플레이어업계는 대대적인 반격을 시작했거나 준비중이다. 일부 업체는 MP3플레이어를 응용한 동영상 단말기에 통신 모듈을 탑재해 멀티미디어를 즐기면서 통화할 수 있는 제품을 출시했다. MP3폰에 뺏긴 수요를 새로운 개념의 단말기를 통해 만회할 수 있을 것이라는 계산이다.
하지만 휴대폰의 진화속도가 빠르고 부족한 메모리 용량은 외장형 메모리를 통해 해결할 수 있어 중장기적으로 MP3폰이 MP3플레이어를 대체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MP3폰을 외장형으로 연결하면 256MB까지 지원이 가능하다”며 “휴대폰 컨버전스의 급진전으로 정보기기간 장벽이 급격하게 허물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내 다른 사업부나 자회사에서 MP3플레이어 사업을 벌이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는 MP3폰 출시로 당장 내부 경쟁을 벌여야 할 판국이다.
◇전망·과제=하지만 저작권 관련 논쟁의 불씨가 여전히 남아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단 물꼬가 트인 이상 이통사들과 휴대폰업계의 제품 출시는 기정사실화하고 있는 분위기다. 양대 업체간 본격적인 경쟁 국면이 접어들었음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업계 관계자들은 자본력과 마케팅력으로 무장한 휴대폰업계의 MP3폰 물량 공세를 벤처기업 위주의 MP3플레이업계가 어느 정도 막아낼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는 반응이다. MP3플레이어업계 한 관계자는 “어쨌든 레이콤 등 몇몇 업체가 MP3플레이어 시장을 독식하는 상황에서 휴대폰업체까지 MP3폰을 출시, 중소기업들은 한층 어려운 싸움을 벌이게 됐다”고 평가했다.
<김익종기자 ij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