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뉴스에도 심심치 않게 등장하는 기사를 읽다 보면 바코드인식기를 대신할 전자태그라는 기술에 대해 접하게 된다.
전자태그는 일종의 칩이다. 양판점에서는 그동안 바코드를 물건에 인쇄하고 이를 일일이 바코드리더로 인식시켜야 했다. 하지만 전세계는 몇 년 전부터 주파수인식기기가 읽어들일 수 있는 자그마한 정보인식용 RFID칩, 즉 전자태그를 부착시키고 계산대만 거치면 계산이 되도록 한 편리한 시스템을 개발했다. 전세계는 이처럼 물건에 깨알만한 작은 칩을 붙여 이 칩에 물건의 유통경로, 생육과정, 가격 등 제반정보를 심고 전파를 이용해 순식간에 처리토록 하는 데 성공했다. 세계최고의 유통기업인 월마트가 이 기술을 내년까지 적용할 것으로 전해졌다.
언제 어디서나 어떤 것에 대한 정보도 순식간에 이뤄져 필요한 사람들에게 전달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유비쿼터스 컴퓨팅의 핵심 역시 이 칩을 둘러싼 기술에 의존하게 된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전자태그 기술이 이제 점점더 우리와 가까워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용어에 대한 정의는 여전히 모호한 상태인 것 같다. RFID(Radio Frequency IDentification)라는 이름으로 널리 알려진 이 기술은 그동안 ‘전자태그’란 이름으로 우리주변에서 막연히 사용되어 왔다.
최근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는 관심의 초점으로 등장한 ‘RFID’에 대해 ‘주파수식별’이라고 써야 한다는 지침을 내놓았다.
‘Radio Frequency IDentification’은 말 그대로 풀어본다면 ‘주파수식별’ 외에도 ‘전파인식’ ‘주파수 인식’ ‘정보인식’ 등 다양한 말이 나올 수 있다. 주파수식별에 대해 웬지 어감이 어색하다는 반응도 적지 않은 것 같다.
비슷한 사례는 GPS(Global Positioning System)란 단어의 용례에서도 나타난다. GPS위성, GPS수신기 등과 같은 잘못된 의미로 사용되는 등 혼동을 거듭하고 있다.
언어가 사회적 약속인 만큼 모든 외래어 용어정의는 항상 신중하고도 광범위한 의견수렴 과정을 거치는 노력이 요구된다.
<이재구부장 jk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