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첫 DMB위성 발사 현장 스케치

 “쓰리, 투, 원, 제로.” DMB용 위성 ‘한별’을 실은 ‘아틀라스 3A’는 예정된 시각을 1분 앞당겨 13일 낮 2시40분(미국시간 00시40분)에 굉음과 함께 화염을 내뿜으며 하늘로 치솟았다. DMB용 위성 한별은 발사 후 28분39초만에 로켓 ‘아틀라스 3A’에서 분리됐다.

 위성 발사현장에서 3㎞ 떨어진 곳에 마련된 관측소에 숨죽이며 지켜본 참관단 관계자들은 발사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자 서로 축하 인사를 건넸다.

 세계 최초 DMB용 위성인 ‘한별 위성’이 마침내 성공적으로 쏘아 올려졌다. 이제 앞으로 12일후 한별호가 무사히 정지궤도에 진입, 방송위성으로 구실하게 되면 세계 방송·통신산업의 역사에 한 획을 긋게 된다.

 당초 예정보다 하루 늦추면서까지 완벽에 완벽을 기했던 한별호의 발사 성공은 실제로 카운트다운 ‘제로’ 순간까지도 모든 이들의 가슴을 졸이게 했다. 서한기자가 한국이 다시 한번 정보기술(IT) 강국의 면모를 과시하면서 감격의 순간을 맞았던 이번 한별호 위성발사의 현장에 갔다.

 ○…세계인의 이목이 쏠린 한별호 발사 장면=이미 지난해부터 해외의 시선을 끌었던 한일 양국의 위성DMB는 이날 한별호 발사현장에서도 30여명의 각국 취재진이 몰려 뜨거운 관심을 그대로 보여줬다. 현지 위성발사 장면을 생중계한 발사위탁업체 ILS는 “세계 최초로 위성을 활용해 시도되는 멀티미디어 방송서비스에 주목한다”고 전했다. 위성체 제작업체인 SS/L사도 “위성DMB용 위성으로는 첫 사례여서 의미가 각별하다”고 강조했다.

 비록 발사 예정일보다 하루 늦춰 발사됐지만 현지인 미국 플로리다 케이프커내버럴 지역 기상여건은 다행스럽게도 매우 양호했다. 예상밖의 돌출변수도 없었다. 이 덕분에 13일 발사현장에선 당초 예정시각인 새벽 0시40분을 정확히 맞춰 발사가 진행하는 순조로운 출발을 보여 성공을 예감케 했다.

 발사장면을 지켜본 취재진과 참여업체 관계자, 현지 요원들의 기대대로 한별호는 발사후 정확히 28분39초만에 위성체와 로켓이 분리된 다음 43분후에는 전파를 송신해와 한치의 오차없는 성공율을 보였다. 위성발사에 성공하자 지난해부터 우리나라와 일본의 위성DMB에 눈길을 주었던 중국·미국 등지의 사업자들도 뜨거운 관심을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티유미디어 배준동 상무는 “지난해 이후 중국과 미국의 위성방송 사업자들이 위성DMB 공동 사업화 방안을 논의해왔다”면서 “방송법 개정과 더불어 위성발사에 성공한 만큼 초기부터 해외시장 진출에도 눈을 돌릴 것”이라고 말했다.

 ○…한별호에 쏟아진 각계의 성공기원=이날 한별호 위성발사의 성공을 기원하기 위해 현지에는 각계 요로의 관심이 쏟아졌다.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안동선 위원장(민주당)과 박헌기 의원(한나라당)은 지난 9일 참관단이 묶는 숙소인 미 올랜도 시내의 메리어트호텔을 방문,“위성DMB는 우리나라 IT 산업을 다시 한번 일으킬 성장동력임에 분명하며 반드시 발사에 성공해 국내 경제의 활로를 보여달라”고 주문했다.

 그러나 안,박 두의원은 국회의 대통령 탄핵 의결을 위해 급거 귀국, 발사 현장 대신 탄핵 현장에 가 있었다.

 통신위원회 박승규 상임 위원과 국회 전하성 수석전문위원도 참관단에 격려의 뜻을 전했다. 같은날 저녁에는 SK텔레콤측이 특별히 마련한 전통 고사상이 메리어트호텔에 도착, 환영인사에 참석한 이들은 한뜻으로 위성발사를 기원했다.

 13일 발사시각을 전후해서는 위성을 소유한 SK텔레콤·MBCO는 물론 위성체 제작업체인 SS/L, 발사대행업체인 ILS측에서도 사장단이 직접 참석해 발사과정을 지켜본뒤 성공을 축하했다. 마침내 한별호에서 정상전파를 전해오는 것을 확인한 이들은 현지 시각 새벽 2시께 올랜도 시내 래디슨호텔에서 자축연을 갖고, 최종 궤도 안착시까지 성공을 다짐했다.

 ○…남은 과제는=한별호가 발사후 28분만에 위성체와 로켓의 분리, 43분만에 전파교신을 이뤄내자 참관단 전원은 ‘일단 반은 성공했다’며 자축하면서도 12일후 정지궤도 안착까지 긴장감을 늦출 수 없다는 분위기다. 특히 세계 첫 DMB용 위성으로 제 성능을 발휘하려면 정지궤도 진입시 방송송신용 안테나를 제대로 펴야 하는데 현재로선 최장거리 직경(12m)이라는 기술적 난제를 장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티유미디어 허재영 과장은 “안테나를 펴는데 만도 며칠씩 걸리는 조심스런 작업”이라며 “세계 최초의 시도여서 다소 부담은 있지만 초기 위성발사를 깔끔하게 마무리한만큼 충분히 성공할 것”으로 확신했다.

 <플로리다(미국)=서한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