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대표 김신배)이 15일 부사장 2명, 전무 4명, 상무 15명 등 사상 최대의 임원 승진인사를 단행했다. 전반적으로는 신규사업과 상품기획 및 마케팅 기능을 강화하고 일부 조직의 통·폐합 등을 통해 조직운영을 효율화한 게 특징이다. 특히 본사와 자회사 가운데 핵심 전략분야에 차세대 임원진들을 대거 발탁, 김신배 신임 사장이 밝힌 대로 새 시대를 대비한 SK텔레콤의 거듭나기가 한층 가속화할 전망이다.
◇인사 내용=신성장엔진을 발굴할 신규사업부문을 신설, 서진우 상무(SK커뮤니케이션스 대표)를 배치했다는 게 눈에 띈다. 신규사업부문에서는 비즈니스부문 소속의 글로벌사업본부(해외사업)와 전략기획부문 소속의 컨버전스(유무선·방송통신 융합) 신사업을 포괄한다.
또 전략기획부문장에 하성민 상무를 승진 발탁한 동시에 재무관리실을 이관해 CFO 기능까지 통합했다. 경영지원부문에는 윤리경영실을 신설해 경영지원부문장인 김영진 부사장이 겸임하며, 구매·관재·신사옥 건축 기능을 담당하는 구매관리실을 신설했다. 조직운영 효율성 및 의사결정 스피드 제고를 위하여 CR센터를 폐지했다.
비즈니스부문장 이방형 전무와 기업문화실장 이노종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이노종 부사장은 SK아카데미 원장을 겸임한다. 또한 전략기술부문장 이명성 상무, 네트워크부문장 송진규 상무, 커스터머부문장 조신 상무, 경영경제연구소 박우규 상무가 줄줄이 전무로 승진했다. 자회사인 티유미디어 사장엔 서영길 부사장을 내정했으며, SK커뮤니케이션즈 사장에는 유현오 상무가 보임됐다. 특히 신임 임원으로는 중부지사장 류재신 부장, 커스터머기획본부장 현순엽 부장을 비롯해 15명이 발탁, 기용됐으며 이 가운데 미 MIT 컴퓨터신경과학 박사 출신의 윤송이 상무(28)가 통신업계 최연소 임원기록을 세워 눈길을 끌었다.
◇새 경영체제의 코드는=핵심 요직에 대한 인사를 보면 김신배 사장 체제의 의중이 엿보인다. 실제 사업·영업파트를 책임진 이방형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 사업 안정화에 힘이 실렸다. 또한 조신 상무, 이명성 상무 등의 전무 승진도 급격한 변화보다 ‘안정속의 혁신’을 추구한다는 의중을 읽게 한다.
그 대신 신규사업부문을 신설해 미래 먹거리 찾기 작업이 큰 과제로 떠올랐다. 이 자리를 외부 신사업 전문가에게 맡긴 것은 새로운 시각에서 접근하자는 의도다. 업계에서 드믄 여성임원인데다 그것도 최연소인 윤 상무를 발탁함으로써 참신함을 강조했다.
마케팅 브레인인 현순엽 본부장, 김수일 상품기획팀장 등의 승진도 예견됐던 것. 요직 중의 요직인 경영전략실장과 사장실장, 인력관리실장에 각각 배치된 지동섭 상무와 허남철 상무, 신규근 상무는 김 사장을 최측근에서 손발을 맞출 차세대 주자로 떠올랐다.
본사 조직 자체에 큰 변화를 주지 않았으나 커스터머·신규사업 부문도 크게 강화했다. 서영길 부사장과 유현오 상무가 각각 티유미디어와 SK커뮤니케이션즈의 사장으로 선임한 것은 위성DMB와 인터넷 등 뉴미디어 사업에 대한 의지를 보여줬다. 특히 위성DMB 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한 박기한 상무의 승진 발탁도 대체로 수긍하는 분위기다.
◇전망=신사업에 대한 전면적인 교통정리와 사업조직간 효율화, 조직 전반의 참신함을 강조했다는 점에서 앞으로 이 같은 맥락의 쇄신작업이 한층 속도를 낼 전망이다. 또 자회사 사장단에 본사의 핵심 임원을 전진배치해 자회사 육성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내비쳤다.
티유미디어 관계자는 “예상보다 훨씬 무게 있는 본사의 부사장이 초대 사장이 돼 사업권 획득과 사업화에 큰 힘이 실렸다”고 반겼다.
네이트 등 무선인터넷 사업의 초기 밑그림을 그렸던 유현오 SK커뮤니케이션즈 신임 대표 내정자는 “본사나 관계사와의 역할 재정립과 확실한 수익모델 확보를 통해 회사의 규모를 한층 키워나갈 계획”이라고 자신했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