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PC업체인 미국 HP가 오는 6월 ‘리눅스’ 운용체계(OS)를 채용한 PC를 한국, 일본, 중국 등 아시아 지역 12개국에서 일제히 판매할 계획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6일 보도했다.
메이저 PC업체가 마이크로소프트(MS) ‘윈도’ 이외의 OS를 본격 채용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신문은 또 리눅스 채용 PC 가격이 윈도 기종보다 20∼30% 저렴하기 때문에 이번 HP의 리눅스 본격 채용은 다른 대형 PC업체들에도 영향을 미쳐 PC의 가격 경쟁이 한층 격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보도에 따르면 HP는 인도네시아,태국,인도 등 아시아 주요 12개국에서 6월 중 리눅스 OS만을 채용한 신형 데스크탑 PC 여러 기종을 판매할 계획이다.1차 년도 출하대수는 100만대 규모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회사는 OS와 응용 소프트웨어(SW)를 일본의 SW업체로부터 일괄 조달해 PC에 설치할 계획이며 표 계산 소프트웨어(스프레드 시트)나 워드 프로세서 등 사무용 SW들도 제공하기로 했다.
HP는 신형 리눅스 PC의 판매 가격을 400∼1500달러(약 4만4000∼16만5000엔)선에서 결정할 예정이다.윈도 기종과 비교하면 2만∼4만엔 정도 저렴한 수준이다.
HP가 리눅스 PC의 판매 지역을 아시아로 정한 것은 기본적으로는 이 지역에서 10만엔대 전후의 저가 PC 수요가 많기 때문이며 동시에 특정 지역을 집중 공략,신형 PC사업의 채산성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 회사는 특히 PC시장이 급성장 추세에 있는 중국에 보다 중점을 둘 방침이다.지난해 HP의 중국 PC시장 점유율은 4% 정도인데 리눅스 기종 투입을 계기로 오는 2008년까지 두자릿수 시장 점유율을 확보한다는 게 목표다.
이 회사는 리눅스 PC 사업 지원을 위해 유지 보수 등 애프터서비스(AS) 체제도 윈도 기종 제품과 동일한 수준으로 갖출 예정이다.또 유럽과 미주 지역으로 리눅스 PC 사업을 점차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한편 PC 판매 경쟁이 격화되고 있는 일본에선 도시바와 NEC, 후지쯔 등도 HP의 이번 움직임을 계기로 향후 리눅스를 채용한 저가 기종을 잇따라 내놓을 것으로 전망된다.이에 따라 일본 PC 시장에서 저가 경쟁이 한층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명승욱기자 swmay@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