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과 뉴욕증시에 첫 데뷔한 세계 5위 파운드리 업체인 중국 SMIC가 뉴욕증시에 상장 첫날인 17일 기대 이하의 실적을 보였다. 뉴욕 증시에 첫 상장된 SMIC의 종가는 당초 공모가 17.5달러보다 8.7% 하락한 15.52달러 수준에 그쳤다. SMIC는 첫 상장을 앞두고 지난주 주식공모를 통해 18억달러의 신규자금을 조달하는 등 중국을 대표하는 반도체업체로 주목받은 바 있다.
SMIC가 상장일 주가가 떨어진 이유는 미국이 조만간 중국산 반도체에 대한 과세혜택 문제를 세계무역기구(WTO)에 정식 제소할 방침이라는 소식이 SMIC를 정통으로 겨냥한 악재로 작용한 때문으로 분석된다. 중국정부는 국내외 모든 반도체 업체에 17%의 부가가치세를 부과하면서도 자국 업체에는 14% 세금을 돌려줘 결과적으로 외국업체를 차별한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뉴욕증시에서 SMIC의 첫 성적이 신통치 않게 나옴에 따라 18일 시작되는 홍콩시장 상장 거래도 부진할 전망이다.
한편 대만 디지타임스는 뉴욕, 홍콩증시 상장을 계기로 SMIC의 엔지니어와 중간간부들이 스톡옵션을 처분하기 위해 다른 회사로 대거 옮겨갈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SMIC가 해외 경쟁업체에 비해 낮은 급여수준을 대신해 스톡옵션을 많이 보장했기 때문에 상장소식은 적잖은 직원들을 동요시킬 것이라고 전했다. 또 중국내 팹시설이 계속 증가하면서 SMIC직원에 대한 스카웃 제의도 잇따르고 있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