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 20주년 맞는 SK텔레콤

신화창조 주역·나홀로 성장 `영욕 교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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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국민 4명중 3명꼴로 보유한 생필품, 전체 수출의 14%를 담당하는 효자사업, 세계 시장 신기술을 주도하는 1등 품목’ 정보기술(IT) 코리아를 선봉에서 이끌었던 국내 이동전화 사업이 얻고 있는 별칭이다. 그리고 우리나라 이동통신 사업의 혁혁한 발전상은 오는 29일로 창립 20주년을 맞는 SK텔레콤이 걸어온 발자취이기도 하다. 그러나 현재 세계 최고의 CDMA 사업자로 부상한 SK텔레콤은 국내 IT산업의 성장 기폭제 역할을 했다는 공로와 더불어 지난 수년간 자사 이익에만 급급, 산업 전반의 선순환 구조를 외면하며 통신시장 왜곡(쏠림현상)의 주범이었다는 비난을 받아왔던 것도 사실이다. 최근 SK그룹 오너 일가의 동반 퇴진과 지배구조 개선을 계기로 또 한번 거듭나기를 시도하고 있는 SK텔레콤이 지금까지 국내 IT 산업발전과 생사를 같이하면서 겪었던 공과와 현주소, 미래에 IT 산업계 모두가 주의깊은 시선을 보내는 이유다.

 ◇이동통신사업의 중심축=SK텔레콤 20년사는 지난 80년대이후 눈부신 성장을 거듭해온 국내 정보통신 역사의 결정판이다. 84년 SK텔레콤의 전신인 한국이동통신서비스(주)가 탄생하면서 태동기를 맞았지만 무엇보다 우리나라 이동전화 역사에 획을 그었던 사건은 한국이동통신의 민영화와 경쟁 도입, 세계 최초의 CDMA 상용화로 이어진 90년대부터다. 그때마다 SK텔레콤이 중심에 서있었던 것이다. 92년 정부는 제2 이동통신허가 작업에 착수, 코오롱의 신세기통신이 탄생했고 SK그룹은 94년 한국이동통신을 성공적으로 인수함으로써 확고부동한 1위 이동전화 사업자로 새출발했다.

 96년 CDMA 상용화는 지금의 이동전화 신화를 태동시킨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 당시 전세계적으로 유럽식 TDMA가 주류였던 탓에 아무도 경험해보지 못한 CDMA는 국가 통신산업의 운명을 좌우할 수도 있는 위험한 선택이었지만, 한국이동통신은 여기에 사운을 걸어 결국 세계 최초 상용화라는 신화를 만들어냈다. PCS 3사의 신규 진입이 시작된 97년이후부터는 SK텔레콤이 우리나라 이동전화의 대중화와 산업전반의 폭발적 성장을 견인했던 탄탄대로의 시기였다. 치열한 시장경쟁에도 불구하고 98년 가입자 500만명을 돌파한 SK텔레콤은 1년여만인 99년 가입자 1000만명 고지에 올라섰다. 마침내 지난 2001년 신세기통신 합병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함으로써 현재 1800만명의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등극한 결정적 단초를 마련했다. 국내 시장에서 확고부동의 지위를 차지한 SK텔레콤이 2000년이후 CDMA 1X 2000 EVDO 서비스와 비동기식 IMT2000(WCDMA)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하면서 세계 CDMA 시장의 리더로 부상하고 국내 이동통신 산업을 선봉에서 끌어왔던 것도 이런 배경이다.

 ◇그러나 따가운 시선도=국내 이동전화 산업 발전에 대한 공로에도 불구하고 SK텔레콤에 대한 냉랭한 시선이 여전한 것도 사실이다. 한국이동통신과 신세기통신 인수당시 정권의 특혜시비라는 ‘원죄’는 차치하더라도, 눈부신 실적성장을 거듭했던 지난 수년간 ‘맏형’격인 SK텔레콤이 통신장비·경쟁사 등 유관 산업계 전반의 공생은 도외시한채 오로지 자사 이익에만 급급했다는 점이다. 신세기통신 인수나 지난 2002년 KT 민영화 과정에서 지분 맞교환은 정부와 협상당사자들에게도 뒤통수를 쳤다는 말이 끊이지 않았고, WCDMA 상용화 연기와 최근 1∼2년간 투자축소는 가뜩이나 어려운 국내 장비업계를 고사직전까지 몰고갔다는 평가를 듣곤 했다. 또한 휴대폰·인터넷·신기술 등 관련 분야로 공격적인 사업확장을 시도하면서 관련 업계와 갈등이 끊이지 않았다. 아직도 정부와 관련 장비업계의 눈치를 보는 KT와 늘상 비교되는 모양인 셈이다.

 ◇SK텔레콤의 역할론=업계에서는 SK텔레콤이 오는 29일 창립 20주년을 맞아 선포할 ‘뉴 SKT’의 비전속에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기업이자, 통신산업 견인차의 큰 모습이 담기길 기대하고 있다. 매출 10조원에 당기순익 2조원이라는 눈부신 실적이 당장 ‘나홀로 행복’할 수는 있어도, 경쟁업계와 관련 장비업계가 어려워질 경우 결국 그 피해는 고스란히 통신시장 전체와 스스로에게 돌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장비업계 한 관계자는 “신기술 투자나 해외 시장개척 등에는 인색한채 제한된 국내 통신시장에서 후발 사업자들과 경쟁하는데만 치중해서는 SK텔레콤의 미래 또한 밝지 않을 것”이라며 “보다 멀리 내다보고, 통신시장 전체를 선도해 가는 모습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

 <연대기로 본 SK텔레콤 20년사>

1984년 3월 : 한국이동통신서비스 주식회사 설립

1985년 5월 : 차량용 이동전화서비스 시작

1988년 4월 : 공공전기통신사업자로 선정

1992년 4월 : 무선호출 서비스 가입자수 100만명 돌파

1994년 6월 : SK그룹, 최대주주로 경영참여

1995년 1월 : 이동전화 가입자 100만명 및 무선호출 가입자 400만명 돌파

1996년 1월 : 세계 최초 CDMA 방식 디지털 이동전화 상용서비스 개시

1996년 6월 : 한국 민간기업 최초로 뉴욕 증시(NYSE) 상장(ADR)

1997년 3월 : 제13기 주총에서 SK텔레콤으로 사명 변경 및 신 CI 선포

1998년 6월 : SK텔링크 ‘00700’ 국제전화 상용서비스 개시

1998년 12월 : SK텔레텍 이동전화 단말기 스카이 출시

1999년 12월 : 이동전화 가입자 1000만명 돌파

2000년 4월 : 공정거래위원회, 신세기통신 인수 승인

2000년 10월 : 세계 최초 CDMA2000 1X 상용서비스 개시

2000년 12월 : 비동기식 IMT-2000 서비스(W-CDMA) 사업권 획득

2001년 3월 : SK IMT㈜ 설립

2001년 9월 : 베트남 CDMA 이동통신사업 최종 승인, 국내 5대 카드 사업자와 제휴 IC칩 내장형의 모네타카드 출시

2001년 10월 : 유무선 통합 포털 서비스 네이트 출범

2001년 11월 : 세계 최초 동기식 IMT-2000(CDMA2000 1x EV-DO) 시범 서비스 개시

2002년 1월 : 신세기통신 합병, 캄보디아 CDMA 이동전화 사업권 획득

2002년 3월 : CDMA-GSM서비스간 국제로밍서비스 개시

2002년 11월 : 모바일 멀티미디어 서비스 준(June) 출시

2003년 1월: 차이나유니콤과 중국내 무선인터넷 합작기업 설립 합의

2003년 2월 : SKIMT 합병승인

2003년 7월 : 베트남 CDMA 상용서비스 개시

2003년 11월 : 위성DMB 컨소시엄 구성 완료

2004년 3월 : 세계 최초 위성DMB용 위성 발사, 신임 김신배 사장 취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