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업계 "고맙다! 모바일뱅킹"

이통사 서비스 마케팅 경쟁 불붙어

 모바일뱅킹이 번호이동성의 바통을 이어받아 국내 휴대폰 시장의 구원투수로 떠올랐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이동전화서비스업체간 모바일뱅킹 마케팅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관련 휴대폰 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모바일뱅킹폰은 이동전화서비스업체간 물량 확보 경쟁에 힘입어 이달 시장의 30% 정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될 정도로 공급량이 급증하는 추세다.

 휴대폰업계는 이달 들어 번호이동성 효과의 상실, 칩 부족, 경기위축 등으로 공급량 감소를 우려했지만, 모바일뱅킹폰의 수요가 크게 늘어나 3달 연속 호황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달 휴대폰 시장은 당초 번호이동성 효과 감소로 지난달보다 20% 가량 감소한 150만대 안팎의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모바일뱅킹의 수요에 힘입어 지난달과 비슷한 180만∼190만대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휴대폰업체들도 모바일뱅킹을 전용으로 지원하는 제품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삼성전자·LG전자·팬택&큐리텔 등 국내 주요 휴대폰업체들은 그동안 모바일뱅킹폰은 가장 먼저 서비스를 시작한 LG텔레콤용에 국한해 제품을 공급했으나, 이달부터 SK텔레콤과 KTF용 신제품을 대거 시장에 공급중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이동전화서비스업체들의 치열한 경쟁으로 상반기 최대의 이슈가 될 모바일뱅킹 서비스 시장에서 신규 모델에 대한 요구가 거세질 것으로 예상, 다양한 기능과 디자인을 채용한 전용 휴대폰을 지속적으로 공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이동전화서비스업체들이 휴대폰 자회사들을 앞세워 모바일뱅킹 전용폰 출시를 서두르고 있어, 시장의 주도권을 잡으려는 휴대폰업체 간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하지만 모바일뱅킹을 둘러싼 이동전화서비스 및 제조업체간의 뜨거운 경쟁과는 달리, 이에 대한 소비자의 반응은 아직 미온적이어서 자칫 휴대폰 시장의 허수를 키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서비스업체들이 경쟁적으로 모바일뱅킹폰을 확보하고 있지만, 시장의 실수요가 적을 경우 고스란히 재고물량으로 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팬택&큐리텔 관계자는 “얼마나 다양한 모바일뱅킹 서비스를 얼마나 안전하게 지원하느냐가 수요 확산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익종기자 ij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