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는 빠르면 내년부터 휴대폰을 통해 지상파 디지털 방송을 볼 수 있는 시대가 열릴 전망이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디지털 방송에 필요한 영상 음성 압축기술인 ‘MPEG4’의 특허 사용료를 둘러싼 방송사와 미·일·유럽 전자업체 간의 기본 합의가 이뤄져 일본에선 이르면 2005년부터 세계 최초로 지상파 디지털 방송을 휴대폰을 통해 시청할 수 있게 될 전망이라고 24일 보도했다.
현재 제3세대 휴대폰에서도 아날로그 TV방송을 시청할 수 있는데,디지털 방송은 영상 등의 정보량이 많기 때문에 방송국이 프로그램을 압축해서 전파로 보내 시청자 측의 휴대폰에 내장돼 있는 전자회로에서 복원된다. 따라서 영상 음성 압축기술인 MPEG4를 사용하지 않으면 송신이 곤란하다.
이 MPEG4의 사용을 둘러싸고 방송사와 특허권을 보유하고 있는 가전업체나 통신기기 업체 등으로 구성된 단체 ‘MPEG LA’간에 2003년부터 교섭이 벌어졌다.이 교섭은 MPEG LA가 ‘시청 시간에 따라 사용료를 지불하는 방식’을 주장하는 반면 방송국 측은 ‘시청 시간을 계산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보여 난항을 거듭하다, 최근 방송국 측의 주장인 ‘압축기기 1대에 일정 특허 사용료를 지불하는 방식’으로 합의에 이르게 됐다.
휴대폰 제조업체들은 2005년 디지털 방송의 휴대폰 시청 시대를 겨냥,대응해 기종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이미 NEC와 산요전기 등은 디지털 방송을 수신할 수 있는 시제품을 선보였다.일본 총무성도 “젊은 층을 중심으로 지상파 디지털 방송의 인지도가 높아갈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러나 업계 일각에선 휴대폰 제조업체들이 특허 사용료를 지불하게 됨으로써 휴대폰이나 PDA의 가격은 그 만큼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일본에서는 지난해 말부터 도쿄 등 3대 도시권에서 지상파 디지털 방송이 시작됐다.
<명승욱기자 swmay@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