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위성방송 스카이라이프의 1·2대 주주인 KT와 KBS의 힘겨루기가 KBS의 압승으로 마무리됐다.
25일 서울 목동 스카이라이프 방송센터에서 열린 스카이라이프의 주주총회에서 9명의 사내외 이사중 전현직을 포함해 2대 주주인 KBS 출신이 3명, KT 출신 2명이 최종 추인됐다.
사내이사인 황규환 사장과 이흥주 방송본부장, 사외이사인 이명수 KBS 정책기획센터장 등 3명이 KBS 전,현직 출신이며, 사내이사인 박학송 부사장과 정성환 경영기획본부장이 KT 출신이다.
KT는 현재 KTF의 지분을 포함해 스카이라이프의 지분 29.9%를 보유한 1대 주주이며 KBS는 10.7%의 지분을 보유한 2대 주주다. 지분만으로는 KT가 KBS의 3배 정도 되나 이사배분에선 KBS가 9명중 3명으로 33%, KT가 2명으로 22%에 불과하다. KBS는 지분의 3배 이상의 이사 몫을 챙겼고 KT는 지분만큼도 챙기지 못한 셈이다.
스카이라이프 내부 불만도 고조됐다. 직원들은 스카이라이프가 방송 개시 3년째에도 여전히 회사의 발전보다는 주주들의 자리다툼의 장이 된다는 사실에 자괴감을 느낀다는 것이다.
노동조합 역시 “경영진의 독단적인 경영 방지와 지배주주로부터의 독립적 업무수행을 위해 회사·경영진·지배주주와 이해관계가 없는 인물로 사외이사를 구성해야 하는데 사외이사들중 대주주의 현직 임원들이 포함됐다”며 우려했다.
이에 대해 KBS측은 “내막을 잘 모르는 얘기”라며 일축했다. KBS는 현 황규환 사장이 KT의 추천으로 임명됐으며 사외이사중 류화선 한국경제TV 사장도 KT의 추천몫이라고 밝혔다. 또 25일 단행된 팀장급 이상의 인사에서 KT 출신으로 대거 물갈이 됐다며 2대 주주인 KBS가 스카이라이프를 장악했다는 얘기는 사실무근이라고 설명했다.
KT측은 개의치 않는다는 입장이다. KT 한 관계자는 “지분을 경영권에 활용할 수 있어 이사의 수에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유병수기자 bjor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