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TSMC와 중국 SMIC가 서로 상대방을 고소하는 등 세계 파운드리시장의 주도권을 놓고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고 실리콘스트래티지스가 24일 보도했다.
세계 1위의 파운드리업체 TSMC는 지난 연말 중국 경쟁회사 SMIC가 자사 특허권과 영업기밀을 침해했다며 고소한데 이어 SMIC의 불법행위를 입증할 추가 자료를 이번 주초 법원과 언론사에 제출했다. 이 증거자료는 SMIC의 0.18마이크론 생산공정과 관련 반도체 기술이 대부분 TSMC에서 불법적으로 입수한 것이라는 상세한 내용이 담겨져 있다. 더구나 이 자료는 현재 SMIC에서 근무하는 TSMC출신 엔지니어들로부터 나온 증언을 포함하고 있다.
중국을 대표하는 반도체업체로 자부해온 SMIC로서는 얼굴에 먹칠을 당한 셈이다. 참다 못한 SMIC도 반격에 나섰다. SMIC는 24일 TSMC가 법정 밖에서 확인되지 않은 정보로 중상모략을 했다고 비난하며 TCMS를 명예회손 혐의로 법원에 맞고소했다.
SMIC는 후발주자로서 대만 TSMC출신의 엔지니어들을 무리하게 스카우트한 전력이 있어 그동안 TSMC측과 좋게 타협하려 했다. 그러나 TSMC가 계속 법적대응의 수위를 높이자 결국 맞불을 놓기로 결정한 것.
더구나 SMIC는 지난주 뉴욕, 홍콩증시 첫 거래에서 고배를 마셨기 때문에 더 이상의 기업 이미지 추락을 방관할 수 없는 입장이다. 실리콘스트래티지스는 SMIC가 미국법원에 TSMC의 특허권 침해소송을 취하하도록 요구할 것이며 내달초 법원에 정식 답변을 보낼 것이라고 전했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