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방송업계가 최근 복수유선방송사업자(MSO)를 중심으로 데이터방송을 위한 미들웨어의 도입 및 사업자 선정을 마무리하면서 국내 데이터방송을 위한 준비작업이 활기를 되찾고 있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MSO인 CJ케이블넷·씨앤앰커뮤니케이션 등과 디지털미디어센터(DMC)사업자인 BSI가 올해 하반기 시범 방송에 나선다는 계획 아래 각종 데이터방송 장비 구축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는 국내 케이블 데이터방송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그러나 일각에선 데이터방송을 위한 핵심 솔루션인 OCAP방식 미들웨어에 대한 안정성 문제가 돌출 변수로 남아있어 속단하기는 이르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데이터방송 구축 현황=CJ케이블넷은 최근 오는 9월 시험방송할 데이터방송을 위해 미들웨어부문 우선협상대상 사업자로 알티캐스트를 선정했다. 이 회사의 왕용훈 부장은 “올 11월이나 12월쯤 상용서비스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BSI 역시 알티캐스트와 세부 계약 조건을 협의 중이며 9월께 시범 방송을 개시할 예정이다. 10월께 상용 방송을 계획하고 있는 이 회사는 ‘미들웨어가 탑재된 셋톱박스 기준으로, 올해말까지 1만∼2만대, 내년말까지 8만대보급을 목표’로 삼고 있다. 씨앤앰커뮤니케이션은 올 하반기 시범 방송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다음달부터 시작하는 VOD서비스를 먼저 안정화시킨 후 미들웨어 도입·구축 및 시범서비스 일정을 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OCAP방식 미들웨어가 ‘변수’=국내 케이블 데이터방송은 아직 세계적으로 서비스된 전례가 없는 OCAP방식을 채택하고 있어 미들웨어의 안정성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케이블TV방송협회의 한상혁 차장은 “알티캐스트가 (OCAP방식 미들웨어를)개발했다고는 들었지만 상용화가능한 수준인지 검증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지적했다.
CJ케이블넷의 왕용훈 부장은 “알티캐스트의 OCAP방식 미들웨어에 문제가 없을 경우 처음부터 OCAP으로 간다”면서 “문제가 발생한다면 DVB-MHP방식으로 먼저 시범방송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씨앤앰커뮤니케이션의 한 관계자는 “(OCAP방식)미들웨어에 대한 검증된 바 없고 또 완벽한 구축·서비스 사례가 없어서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디지털케이블방송으로 가장 발빠른 움직임을 보였던 큐릭스측은 “아직 미들웨어 도입과 관련해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알티캐스트측은 “OCAP의 뿌리인 MHP방식 미들웨어를 개발·상용화시킨 실적이 있는 만큼 OCAP방식 미들웨어도 아무 문제없이 구축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 개화는 연말 이후=업계 전문가들은 상용서비스가 시작되는 올 연말을 시장 개화 시점으로 보고 있다. 우선 알티캐스트의 OCAP방식 미들웨어가 시행착오를 겪더라도 3개월이면 검증 가능하며 또 삼성전자, LG전자 등 가전업체들이 OCAP과 ACAP 겸용 미들웨어를 내장한 셋톱박스를 내년초쯤 내놓을 것으로 전해져 미들웨어 문제는 수그러들 전망이다. 또 시범방송에 나서는 CJ케이블넷과 BSI에서 검증되면 상대적으로 디지털방송 구축에서 앞선 씨앤앰커뮤니케이션이나 큐릭스가 빠르게 데이터방송 상용화를 치고 나갈 수 있다. 케이블TV방송협회의 한상혁 차장은 “내년부터는 MSO와 DMC를 중심으로 데이터방송이 봇물을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성호철기자 hcs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