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투데이]꿈의 스타트렉

우주비행사 의료추적시스템 개발에

 멀티테스킹 휴대폰, 글로벌 데이터 네트워크 등 공상 과학 영화인 ‘스타트렉’에 등장하는 각종 첨단 장치와 비슷한 기기를 자랑하기 전에 명심할 것이 있다.우주선 ‘엔터프라이즈’에 별 것 아닌 것 처럼 나오는 장비들은 대부분 아직 ‘그림의 떡’이라는 점이다.먹고 싶은 음식을 즉각 합성하는 기기,어떤 언어도 영어로 전환할 수 있는 만능 번역기,사람에게 빛을 쏘아 다른 행성으로 전송하는 광 전송실 등 그 어느 것도 현재로선 불가능하다.하물며 성운 사이를 광속보다 빠르게 비행할 수 있다는 것은 지나쳐도 한참 지나친 얘기다.

이 같은 기술 중 일부 기술은 인간의 능력과 상상의 한계마저 뛰어 넘는다.

그렇다고 인간이 이런 기술을 개발하려고 노력하지 않는다는 말은 아니다.스타트렉은 기술 탐구 정신을 계속 부추길 뿐만 아니라 인간이 달성하고자 하는 일종의 이상적 문화이기도 하다.

미 항공우주국(NASA) 산하 에임스연구소의 래리 렘크 우주항공 엔지니어는 “스타트렉에 나온 기술 중 정말로 갖고 싶은 기술은 트라이코더”라고 말한다.스타트렉 요원들이 사용하는 트라이코더는 우주 공간에서 특정 행성 전체를 검사해 그 행성에 생명체가 존재하는 지 여부를 찾는 데 쓰는 기기다.NASA는 현재 붉은 행성 화성 가운데 뒤뜰 만한 작은 지역에 탐사 로봇을 보내 물이나 유기체의 존재 증거를 어렵게 찾고 있다.

하지만 NASA 에임스연구소 우주생체공학팀은 우주 비행사들의 생명에 관한 중요한 자료, 예를 들어 심장박동, 체온, 호흡, 산소포화 정도 등 자료를 우주비행 중인 위성으로 보낸 뒤 위성이 다시 지구로 중계하는 착용 가능한 의료 추적 시스템을 이미 개발한 상태다.

스타트렉 팬이기도 한 메릴랜드주 소재 NASA 고다드 우주비행센터 산하 과학통신기술지국의 데이빗 앨런 배철러 천체물리학자는 “과학자들이 엔터프라이즈에 나오는 것처럼 우주 상공에서 행성을 스캐닝하는 기술은 아니지만 소행성을 멀리서 조사할 때 레이더를 사용해 왔다”고 밝혔다.게다가 허블 우주 망원경은 태양계 밖의 행성을 조사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

배철러 씨는 “다른 행성들의 궤도를 돌고 있는 것으로 현재까지 관측된 위성이 100개 정도 된다”고 밝혔다. 이 같은 발견은 우주에 인간이 아닌 생명체가 존재하고 있다는 가설의 신빙성을 높여준다.

물론 이는 인간이 외계 생명과 통신할 준비가 돼 있다는 뜻은 아니다. 만능 번역기 개발을 위한 첫 걸음은 미 국립과학재단(NSF)이 지원하는 연구 컨소시엄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

메릴랜드 대학의 본니 도 컴퓨터공학부교수 겸 컴퓨터 언어학자는 “NSF 만능 번역기 개발팀이 두 언어간 번역의 기준이 될 수 있는 기본적인 표현 모델을 연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도 교수는 이러한 모델을 개발하는 데 앞으로 30∼40년이 더 걸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그런 번역기가 개발됐다 하더라도 그 기계가 외계인의 말을 번역할 수는 없을 것이다. 도 교수는 “외계인에 대해선 할 말이 없다”며 “만능 번역기는 지구인에게 한정돼 있다”고 설명했다.

복제기나 광 수송장치같은 스타트렉 장비의 개발 가능성은 나노기술자들의 연구에서 찾을 수 있다. 나노기술자들은 복잡한 생명체나 식품을 모방하도록 원자와 분자를 하나 하나 재배열하는 기술을 최근 들어 연구하기 시작했다.

현재의 과학 수준으로는 스타트렉에 나오는 광수송 장치처럼 사람이나 물체를 해체해 해체된 부분들을 수송한 뒤 이를 다시 분자구조로 재구성하지 못한다. 스타트렉 창안자 진 로덴베리와 이 드라마 작가들이 이런 기기를 상상해 낸 것은 스타트렉을 방영할 때마다 우주선을 새 행성에 착륙시키는 특수 효과를 만들 필요를 없애기 위함이었다.

기술 진보의 대부분은 스타 트렉이 첫 방송된 지난 66년 이후나 심지어 인류가 처음 달에 도착한 지난 69년 7월 이후 놀랍게 발전한 컴퓨팅 파워 덕분이었다.

파이오니어 우주탐사 프로그램의 래리 래셔 프로젝트 부장은 ‘아폴로 11호’가 사용한 컴퓨팅 파워는 놀라울 정도로 빈약한 74KB 메모리시스템이었다고 전했다.

심지어 지난 70년에도 아폴로 13호 비행통제 엔지니어들은 계산자를 사용했다. 최초의 핸드헬드 계산기는 지난 72년까지 시판되지 않았다.이와는 대조적으로 요즘 10대들은 1KB의 100만 배 정도인 4GB를 저장하는 조그만 핑크색 음악 플레이어 ‘i포드 미니’로 음악을 감상하며 돌아다니고 있다. 오늘날 디지털 손목시계는 아마도 아폴로 11호 명령 모듈보다 더 많은 메모리를 갖고 있을 것이다.

<제이 안 기자 jayahn@ibiztod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