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수능방송 `기대반 우려반`

 온 국민의 관심 속에 EBS 수능방송 개시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지난달 17일 교육인적자원부가 수능 방송 계획을 내놓은지 한달 보름만에 인터넷과 위성방송을 통해 수험생들에 선을 뵈게 된 것이다.

 주무부처인 교육인적자원부가 직접 기획한 이번 EBS 수능 방송은 세계에서 유례가 없을만큼 거대 교육 사업의 하나다. 국가의 대사 가운데서도 대사인 대학입시 수험생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데다 역대 어느 정부에서도 엄두를 못냈던 학습지원시스템이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게다가 정책 자체가 원하는 학습자라면 누구나 차별없이 양질의 교육을 받게 한다는 취지여서 일반 국민들은 벌써부터 이번 방송이 ‘교육의 제자리 찾기’에 일조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기대가 큰 만큼 우려되는 점이 너무 많고 불안감은 여전히 가시질 않는다.

특정 시간대 이용자가 폭증해 인터넷 서비스 시스템이 마비 될지 모른다는 걱정은 정부 발표 당시부터 제기돼 방송 하루를 앞둔 지금도 여전하다. 강의내용 역시 최종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시행기관인 EBS는 지난 29일에만 ‘최종 강의 편성표’를 세 차례나 배포했다. 최종 편성표라는 것도 내달 18일까지만 확정된 편성표라고 밝혔다. 교재 출판이 늦어지다 보니 18일까지의 강의만 확정됐다는 것이다.

수능 방송 준비에 한달 반이라는 기간이 충분하지는 않겠지만 방송을 하루 앞둔 상황과 그동안 교육부의 잇따른 계획 수정은 국민들에게 믿음을 주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이러다보니 일부에서는 과거 EBS 교육프로그램이 그러했듯 수능 방송 역시 사교육비를 줄이지 못하고 오히려 더 큰 부작용만 유발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끝까지 기대를 놓을 수 없는 점은 정부가 이번 정책을 통해 새로운 교육의 패러다임에 앞장섰다는 점 때문일 것이다. 남다른 IT 인프라를 바탕으로 차별없는 평생 교육과 평등 교육을 시도하는 것은 빈부 격차가 심해지는 이 때 더욱 절실한 상황이다.

교육부는 서비스 시행 초기에 불거지는 문제들을 빠른 시간 안에 해결해 안정화시켜야 할 것이다. 또 이를 토대로 언제 어디서 누구나 교육받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길 기대해 본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