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원자재의 품귀현상과 원유가 급등에 따라 기업들뿐 아니라 일반 소비자들도 생활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너나 할 것 없이 경기불황을 우려하는 가운데 정부는 경기활성화를 위해 여러가지 대책을 내놓고 있으나 단기적인 미봉책으로 여겨진다.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 가계 소비지출 중 통신요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적지 않다. 유선전화, 초고속인터넷, 이동통신, 부가요금 등 우리집만 해도 한달에 수십만원의 통신요금을 지출하고 있다. 그동안 새로운 서비스가 등장할 때마다 통신요금 지출이 동시에 대폭적으로 늘어났다. 한 물가자료에 의하면 통신요금은 전세와 휘발유, 월세, 쌀에 이어 5번째로 물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선발사업자인 SK텔레콤은 이동통화요금으로 작년에 무려 1조9천억원의 순이익을 올렸으며, 그 이유는 독과점체제 때문에 가능했다고 한다. 경제가 어려워지면 일반 기업들은 제일 먼저 이동통신요금을 줄인다고 한다. 이는 일반 가정도 마찬가지이다. 이제 이동통신은 특정계층이 아닌 누구나 이용하는 서비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선전화보다 몇 배나 비싼 요금체계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는 것을 이해할 수가 없다.
소비자에게 다양한 서비스와 저렴한 통신요금의 혜택을 주기 위하여 이동통신 복수사업자가 등장하고 각 통신사의 합병, 번호이동성제도가 등장하였지만 그동안 변한 것이 별로 없다. 이동통신사의 독과점 체제는 그대로이고, 이동통신요금도 유선전화에 비해 여전히 비싼 게 현실이다.
“이동통신 선발사업자가 요금을 내리면 경영실적이 좋지 않은 후발사업자도 따라 요금을 내리게 돼 후발사업자의 경영이 더 불리해진다.” 이 말은 이동통신 요금인하에 대한 여론이 불거질 때마다 듣는 소리이다. 요금을 내리고 싶지만 후발사업자 때문에 못 내리겠다는 핑계처럼 들린다. 이처럼 기업이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위의 배경은 독과점체제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세계적인 소프트웨어 회사인 마이크로소프트만 해도 주정부에서 독과점체제로 인한 폐해를 막기 위해 강제적으로 기업분할 명령으로 위기에 내몰렸던 사실을 간과해서 안된다.
기업의 목적은 이윤추구이다. 그러나 나라경제가 어려운 시기에 이동통신 독과점업체가 소비자들의 요구를 외면하고 기업이윤추구에만 매달리는 것을 지켜보자니 씁쓸하다. 진정으로 소비자의 권익을 위해 이동통신 시장의 독과점 폐해에 대한 정부의 대책이 시급하다.
이재춘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