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바람직한 무장애 시스템

 얼마 전 100년 만의 폭설로 중부 지역 고속도로가 아수라장이 되고, 이로 인한 경제적 피해도 엄청났던 적이 있었다. 이번 폭설이 아니더라도 우리나라를 비롯해 전 세계는 폭우·폭염·한파·지진 등 수시로 발생하는 자연 재해로 큰 고통을 겪고 있다. 철저한 사전 대비나 신속한 사후 대처로 자연재해의 피해를 최소화 할 수는 있겠지만 자연재해를 원천적으로 봉쇄한다는 것은 현재 기술 수준으로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러한 자연재해와 함께 수시로 우리의 일상 생활을 위협하는 또 다른 재해는 바로 ‘인터넷 대란’으로 표현되는 정보통신 분야의 각종 ‘서비스 장애 사고’다.

 은행과 증권의 온라인 거래, 공공 기관의 정보통신망과 온라인 교육, 전자상거래 등이 활발해지면서 인터넷 사용자들의 접속 폭증이나 바이러스 유포, 기타의 원인 등으로 갑작스럽게 서버가 다운되거나 네트워크 장애가 발생, 일상 생활의 혼란을 초래하거나 경제적인 손실을 유발하는 사례는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만큼 빈번히 일어나고 있다.

 온라인을 통해 멀티미디어 서비스 등 각종 콘텐츠를 제공하는 서비스의 끊김 현상으로 일반 네티즌들이 본의 아니게 손해를 보거나 불편을 겪는 부분적 피해는 ‘미필적 고의에 의한 고객 불만’으로 말하더라도 온라인 증권 거래의 장애로 발생하는 투자자들의 경제적 손실, 대학 입시 원서의 온라인 접수 마비로 수 많은 젊은이들의 본의 아닌 진로 변경, 공공 전산망의 장애에 따른 국가적 경제활동의 마비 등의 대형 사고들은 사전에 그것을 원천 봉쇄할 수만 있다면 백약을 동원해서라도 그렇게 해야 한다.

 특히 잦은 서버 다운이나 네트워크 장애의 원인 중 접속자 폭증이 원인인 경우도 많은데 이런 사고의 원천 봉쇄는 과연 가능할까. 결론적으로 말하면 충분히 가능하다.

 우리가 쉽게 통제할 수 없는 자연재해와 달리 정보통신 기술이나 솔루션은 인간의 힘으로 개발, 진화되고 있기 때문에 발생 가능한 사고에 대해 충분히 통제력을 발휘할 수 있다.

 지금까지 우리는 서버나 네트워크 등 전산 시스템 사고에 대해 클러스터 기법을 활용해 서버를 분산시키거나 네트워크의 2중, 3중 백업 체제 구축 등 주로 ‘사후 신속한 복구’에 초점을 맞춰 왔다.정보통신 분야의 사고 역시 자연 재해와 마찬가지로 우리가 통제할 수 없다는 전제하에 문제 해결에 접근해 왔기 때문에 이같은 해결책이 강구되어 왔다. 하지만 이와 같은 사후 복구를 위한 방법으로는 사건 발생과 동시에 생기는 막대한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을 뿐 근본적인 대책이 되지 못한다.

 그러나 시각을 180도 바꿔 ‘접속자 폭증에 따른 사고는 발생할 수 없다’는 전제하에 문제 해결에 접근한다면 인터넷 사용자의 동시 접속 급증에도 불구하고 ‘무장애·무정지 시스템’의 구현은 결코 꿈이 아니다.

 서비스 서버별로 접속자 수·CPU/메모리 사용률 등 사용 가능한 리소스를 활용, 시스템의 최대 임계치를 사전에 지정해 서비스 도중 리소스가 임계치를 넘는 서버는 서비스 대상에서 자동으로 제외시키는 한편 실시간으로 서비스 서버들의 프로세스·CPU·메모리·현재 접속자 수 등을 파악, 접속자의 요청을 최적의 서버에 연결함으로써 서비스를 안정화할 수 있다.

 동시에 특정 시스템의 처리 능력이 한계에 도달했을 때에는 관리자에게 사전 경고와 동시에 서비스는 지속적으로 제공하면서 동시에 트래픽 분산 등을 자동으로 조치하면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이 경우 트래픽의 경로에 위치하지 않는 ‘스탠드 어사이드(Stand -Aside)’ 방식을 활용해 시스템 자체 트래픽 부하로 인한 장애를 방지한다면 최소한 접속자 폭증에 따른 시스템 장애를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게 가능하다고 본다.

◆윤기주 니트젠테크놀러지스 엔피아 사업부문 사장 kjyoon@enpi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