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라올테면 따라와봐"

휴대폰 3사 특유 경영스타일로 돌풍

 삼성전자·LG전자·팬택계열 등 국내 간판 휴대폰업체가 특유의 경영 스타일로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이들은 자기만의 색깔 있는 경영 방식으로 세계적인 업체들이 즐비한 휴대폰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어 세계 1등을 목표로 한 국내 제조 및 정보기술(IT) 업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대표 윤종용)는 품질경영으로 압축된다. 삼성전자는 해외시장 진출 초기 낮은 인지도에도 불구하고 하이엔드 전략에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것도 품질경영 덕분이다. 철저한 공정관리를 통해 세계 최고 품질의 휴대폰을 제값받고 판다는 월드베스트(세계 최고) 전략이 주효한 것이다.

 그 중심에는 이기태 정보통신총괄 사장이 있다. 이 사장은 휴대폰 신제품이 나올 때마다 구미 공장으로 내려가 생산 공장에서 직접 품질 검사를 할 정도로 품질에 관한 한 양보가 없다. 휴대폰을 짓밟는가 하면 세탁기에 돌리는 등 이른바 ‘가혹 테스트’가 그의 전매특허가 된 것도 품질을 높이려는 그의 경영 철학에서 나온 것이다.

 한국표준협회는 이 같은 노력을 인정해 지난해 말 이 사장에게 국가품질경영대회 시상식에서 개인부문 최고상인 금탑산업훈장을 수상했다. 이 사장은 “어떠한 악조건과 극한 상황에서도 제기능을 발휘하는 휴대폰을 만들겠다는 임직원 모두의 신념이 오늘날의 애니콜을 있게 했다”며 “앞으로도 소비자의 ‘입에서 입으로’ 품질의 우수성이 계속 전해지는 삼성 휴대폰을 만들기 위해 꾸준한 품질 경영과 혁신 활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철저한 품질경영으로 모토로라를 따돌리고 세계 최강 노키아와 양강 체제를 구축할 전망이다.

 LG전자(대표 김쌍수)는 가전사업에서 잔뼈가 굵은 김쌍수 부회장이 지난해 10월 대표이사를 맡으면서 달라졌다. 마케팅과 영업조직, 생산과 연구개발(R&D) 조직을 한 곳에 모여 시너지를 내라는 지시를 내린 것이다. 이에 따라 강남 타워에 있던 LG전자의 휴대폰 마케팅 영업과 마케팅 조직은 CDMA 휴대폰 생산공장이 있는 구로의 가산사업장으로 둥지를 옮겼다. R&D조직도 뒤를 따랐다.  김 부회장식 ‘현장경영’이 정보통신부문에도 적용되기 시작한 것이다.

 올해 새롭게 정보통신사업을 맡은 박문화 사장은 사장실을 아예 가산사업장에 마련하고 현장에서 휴대폰 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또 새로 신설된 국내 휴대폰 마케팅총괄조직도 생산공장에서 전략을 마련중이다. LG전자는 올해 철저한 현장경영으로 세계 휴대폰 4위를 꿰차는 동시에 국내에서도 삼성전자와 격차를 최대한 줄일 계획이다.

 LG전자 마케팅 관계자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느라 정신이 없지만 마케팅과 생산현장이 맞붙어 있어 의사결정 과정이 짧아지는 등 효과가 높다”고 말했다.

 팬택계열(대표 박병엽)은 새로운 1등을 구현하기 위한 경영전략으로 ‘스피드 경영’을 전면에 내세웠다.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제품들이 쏟아지는 휴대폰 시장에서 경쟁력 확보를 위해 제품개발과 의사결정에서 스피드가 중요하다는 판단이다.

 팬택계열은 특유의 스피드 경영을 통해 올해 세계시장에 100여종의 신모델을 출시하고 국내 시장에도 30여종의 신제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플랫폼을 통일, 제품 개발 기간을 크게 단축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팬택계열은 스피드 경영을 통해 올해 1800만대 이상을 판매해 세계 6위권 휴대폰업체로 도약할 계획이다. 팬택계열 관계자는 “스피드 경영으로 첨단 기업 이미지를 확실하게 만들어졌다”며 “세계적인 메이저업체들과 속도전에서 우위를 점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익종기자 ij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