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전자상거래 시장규모는 2002년 178조원에서 2003년 238조원으로 34% 증가했으나 성장률은 계속 둔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e비지니스 투자도 기존 시스템에 대한 유지보수는 전년대비 38.4% 증가했으나 신규 시스템의 도입 등에 대한 투자는 감소하고 있어 전반적인 경기불황과 e비지니스에 대한 열기가 식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실제로 일반 기업의 e비지니스 활용 현황을 살펴보면 전사적 자원관리(ERP), 전자입찰시스템 도입 등은 정부의 정책에 힘입어 다소 활발한 반면 공급망 관리(SCM), 외부시스템과 연계된 업무처리 분야는 미약하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산업에서의 e비지니스 활용은 물류·결제 등 e비즈니스 지원부문의 기반이 취약해 전자상거래 계약부터 물류·결제까지 이음매 없이 완결된 형태의 전자상거래를 구현하는 것이 미흡한 실정이다.
이처럼 인프라가 미흡한 현실 앞에서 기업간(B2B) 전자상거래의 활성화를 기대하기는 매우 어려웠다. 또한 개별 기업의 전자적 거래에 대한 인식 부족과 오프라인상에서 어음결제 등이 여전히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현실도 기존의 거래관행을 극복하고 온라인 거래로 유도하기 어려운 장애요인이었다.
지난 2000년 8월 시계 e마켓플레이스 사업을 시작하면서 이러한 지원 기반이 취약하다는 부문을 간과하고 전자거래시스템 등 단순 기능들만 제공하면 국내외 전자상거래는 자연스럽게 흘러갈 것으로 착각해 많은 시행착오를 경험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어려운 현실에서 다소 다행스러운 것은 정부출연기관인 신용보증기금에서 2001년 전자상거래보증제도를 도입하는 한편 2002년 산업자원부에서 추진하는 ‘B2B 네트워크 구축지원사업’의 전자거래지원부문 컨소시엄의 주관사업자로 참여해 은행권 및 여러 마켓플레이스들과 네트워크를 구축해 전자보증 및 결제 게이트웨이 시스템을 제공하고 있어 수많은 중소기업의 대금지불 능력부족과 대금회수의 불안감 해소를 통한 전자상거래 신용질서를 회복하고 있다.
이러한 전자상거래보증 및 게이트웨이시스템은 국내 전자상거래 활성화를 위한 귀중한 인프라로서 구매 기업은 △구매대금 결제의 유연성확보 △어음발행 감축에 따른 비용 절감 효과 △오프라인 거래보다 유리한 조건의 물품구매 등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판매기업은 △비대면 거래에 따른 대금결제의 불확실성 해소 △매출채권의 안정적 회수로 유동성 확보 △어음거래로 인한 연쇄도산 방지 △담보확대에 따른 매출증가를 기대할 수 있다.
또한, 은행권은 에스크로 기능 등을 개발해 온라인 지불결제(PG)와 국내 물류회사와의 연계작업으로 구매자와 판매자간의 거래를 보호해주는 시스템이 순차적으로 구축 중이다.
그동안 거래는 온라인, 결제는 오프라인으로 이뤄지던 반쪽 온라인거래의 한계를 안고 있는 마켓플레이스에서 완제품 및 부품업체간 거래중개에서부터 외부기관간 연계를 통해 지불결제·물류·세금계산서 발행까지 원스톱 서비스가 가능해져 실질적인 전자상거래 활성화 단계에 진입하게 된 것이다.
이제는 B2B 마켓플레이스가 그동안의 어려운 환경을 이겨내고 자체적인 시스템 활용에서 한 단계 도약하여 외부시스템과 연계하고 기업 내부시스템과 연동을 통한 네트워크화로 업무 효율화 및 비용절감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당초 기대했던 마켓플레이스가 자기 역할을 다해 국내에서 자리를 잡는 것은 시간 문제이며 현재 정부차원에서 준비중인 무역거래시스템의 추가 도입으로 해외 진출도 활발해질 것으로 본다.
마지막으로 그동안 B2B거래에만 치우치다보니 신경을 덜 쓴 부문인 국내외 특허정보서비스, e브로셔제작, 전문가 온라인 커뮤니티등 업종별로 특화된 부가서비스에도 다시 한번 관심을 가질 때인 듯하다.
<이재황 EC글로벌 사장 zhlee@watche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