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의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에 대한 소유제한을 폐지하는 방송법이 개정된 이후 SO의 가격이 급상승하고 있어 SO의 인수를 추진중인 대형 복수SO(MSO)들의 우려를 낳고 있다. 또한 올해 하반기부터 예상되는 케이블TV의 디지털화에 대한 지나친 가치평가라는 거품론 비판까지 받았다.
종로·중구의 중앙방송과 서대문구의 서서울케이블TV를 운영중인 중앙방송 계열 MSO는 2개 SO를 서울지역 최대 MSO인 씨앤앰커뮤니케이션에 부채를 포함해 650억여원에 매각하기로 계약을 완료했다고 1일 밝혔다. 중앙방송 계열 MSO는 총 가입자가 15만 정도로 가입자당 40만원을 호가하는 금액으로 매각한 셈이다.
특히 중앙방송 계열의 2개 SO는 모두 큐릭스와 경쟁지역일 뿐 아니라 자가망도 완전히 구축된 것이 아니어서 씨앤앰이 지나친 고가에 매입한 것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북인천방송을 인수하기로 이미 계약을 맺은 CJ케이블넷도 북인천방송과 가입자당 40∼50만원사이에서 마지막 가격협상을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가입자가 약 20만인 북인천방송의 총 인수가는 800∼1000억원 정도라고 덧붙였다.
방송법 개정이전인 지난해만 해도 SO의 가치가 가입자당 20만원에서 30만원대로 급상승하며 거품론 논쟁이 일었지만, 방송법 개정이후에는 40만원대를 호가하고 있다.
더구나 태광산업 계열 MSO와 CJ케이블넷·씨앤앰커뮤니케이션 등 자금력을 갖춘 대형 MSO들이 올해안으로 SO 인수에 총력을 기울일 예정이어서 조만간 가입자당 50만원선도 넘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업계에서는 디지털케이블TV에 대한 미래가치을 높게 평가받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가입자당 가치가 40만원대를 넘어서는 것은 지난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또한 가치가 급상승한 시기에 매각하기 위해 서울·수도권 지역의 단일 SO들인 D사·K사·N사 등이 대거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들 SO들은 디지털케이블TV 시장에서는 단일 SO로서는 수익경쟁이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으며, 올해가 지나가면 SO의 가치 상승이 꺽일 것이라고 분석해 최대한 좋은 가격의 매각을 추진중이라고 설명했다.
SO 인수를 추진중인 한 MSO 사장은 “디지털케이블TV를 앞두고 가입자당 30만원대가 SO의 적정가치다”라며 “지금 40만원대를 넘어선 가격은 거품에 불과하고 내년부터는 가격이 다시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유병수기자 bjor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