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위성·케이블 디지털방송이 속속 궤도에 오르고 있는 가운데 유료방송의 핵심인 수신제한시스템(CAS) 시장에서 NDS코리아가 올해 잇따라 계약을 따내며 독주에 나설 채비를 갖추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까지 ‘NDS-나그라비전-이데토액세스’ 등 3강 모양새를 띠던 국내 CAS 시장이 NDS 중심으로 변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NDS코리아는 최근 복수유선방송사업자(MSO)인 CJ케이블넷의 CAS부문 우선협상대상사업자로 선정됐다. 이에 앞서 지난 2월에는 디지털미디어센터(DMC)사업자인 BSI에서도 CAS 구축 업체로 결정된 바 있다. 따라서 NDS는 올해 예상되는 주요 CAS 물량인 3곳 중 2곳을 독식하게 됐다.
◇국내 CAS 시장 현황=CAS시장은 유료방송 가입자당 일정액을 받는 이른바 ‘가입자형 시장’이다. 국내 CAS 시장은 케이블·위성의 유료방송가입자가 6∼7년내 800만명에 이를 경우 대략 1600억원 시장을 형성하는 셈이다. 따라서 방송 서비스업체별 CAS 구축업체로의 선점은 장기적인 시장 장악과 직결된다. NDS는 지난 2001년 위성방송인 스카이라이프의 CAS업체로 선정돼 위성쪽을 선점한 상태다. 이에 나그라비전은 총판인 에이스텔을 내세워 지난해 MSO인 큐릭스와 씨앤앰커뮤니케이션을 선점, 케이블쪽 강자로 맞섰다. 또 네덜란드계 이데토액세스는 SK텔레콤의 위성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의 CAS업체로 선정되며 3강 구도를 유지해 왔다.
◇독주 채비 나서는 NDS=NDS가 CJ케이블넷과 BSI를 연거푸 따내면서 그간 ‘3강 구도’는 ‘NDS 중심체제’로 바뀔 가능성이 있다. 특히 CJ케이블넷은 종합미디어그룹으로서의 강점과 자본력을 바탕으로 국내 MSO 재편을 주도할 가능성이 있어 이에 따른 가입자수 급증도 예상된다. 또한 NDS는 위성, MSO, DMC 등 모든 모델에서 실적을 갖추게 됐다. NDS코리아의 김덕유 지사장은 “위성은 물론, 오픈케이블방식인 BSI의 DMC와 주요 MSO인 케이블넷에도 CAS를 공급하게 돼 앞으로 있을 KDMC(태광계열 포함) 입찰에서도 유리한 입장”이라고 말했다. 나그라비전의 총판인 에이스텔의 황철규 이사는 “태광계열을 놓칠 경우 NDS 독주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또 이데토액세스는 마지막 남은 태광계열마저 따내지 못하면 사실상 국내 시장에서 마이너로 전락하게 된다.
◇마지막 열쇠는 KDMC=태광계열의 KDMC는 CAS업체를 선정하는 마지막 방송 서비스업체이자 400만 가입자를 기반으로 하는 최대 규모다. 업계에서는 KDMC의 향방이 향후 CAS시장 구도를 결정할 열쇠라고 입을 모은다.
NDS코리아의 김덕유 지사장은 “마지막 주자인 태광계열이 (CAS업체 선정시) 아무래도 시장 리더쪽에 쏠리지 않겠느냐”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성호철기자 hcs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