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행히도 제2의 인터넷대란은 없었지만 정말 위태위태 했습니다. 사전에 여러상황들을 설정해 시뮬레이션을 하고 장비도 점검해 볼 기회가 있었다면 좀 더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지 않았나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인터넷 수능강의에 대비해 비상대책팀을 진두지휘했던 한동훈 인터넷통신팀장(상무·45). 지난해 1·25대란때의 성과를 인정받아 이번에도 중책을 맡았다.
한 팀장에게 주어졌던 준비기간은 단 2주. 전국 네트워크를 점검해 트래픽이 집중될 곳을 분석하고 병목이 될 지점을 찾아 장비 증설에 들어갔다. 유휴 장비, 비상장비 등이 다 동원됐다. 혜화노드에 EBS 수능강의 트래픽만 따로 처리할 수 있는 40GB급의 전용 교환 장비도 투입했다.
단시간에 문제를 해결해야했기 때문에 몇날 며칠을 밤을 샐 수 밖에 없었다. 분당 KT 본사 인터넷상황실에 대기했던 한 팀장 뿐만 아니라 동영상 콘텐츠 서버가 있는 IDC, 트래픽을 타 ISP로 연결하는 교환장비가 있는 혜화와 구로의 노드, 주요 지역 본부의 네트워크 운용팀들이 24시간 머리를 맞댔다.
지난 30일 가상 대비 훈련을 마친 다음에도 긴장을 늦출 수 없었다. 10만명이 동시접속해 인터넷방송을 본다는 것도 처음 있는 일이지만 접속자가 어디에 분포돼 있는 지도 모른채 시뮬레이션을 해야만 했기 때문이다.
“1차적으로는 EBS의 웹서버, 그 다음에는 콘텐츠 서버가 있는 분당 IDC와 트래픽 교환장비가 있는 혜화·구로 노드가 진앙지가 될 것이라는 결론을 내고 비상시를 대비해 집중적으로 관리했습니다.”
1일 밤 우려됐던 피크타임을 무사히 넘기고 난 뒤 만난 한 팀장은 “휴∼”하고 안도의 한 숨을 내쉬었다. 그러나 “예상보다 너무 접속자가 적었다”면서 “학생들의 호응도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모두가 함께 마련해야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식목일 황금연휴에도 계속 상황실을 지켰던 한 팀장은 “추후 투자는 트래픽 증가 추이를 보면서 결정하겠다”면서 “시한을 정해두고 이렇게 큰 위험부담을 안은채 강행하는 일은 다시는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