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속인터넷 `수능 봄바람` 분다

인터넷강의 계기로 고객유치경쟁 치열

 초고속인터넷업체들이 지난 1일부터 시작한 인터넷 수능강의를 계기로 대대적인 가입자 확대 공세를 펼치면서 한동안 잠잠했던 시장이 다시 꿈틀거리고 있다. 특히 시장의 50%를 점유한 1위 사업자 KT가 스카이라이프와 위성방송 묶음(bundle) 상품 판매를 필두로 가격할인, 업그레이드, 경품 이벤트 등 공격의 포문을 쏘아올리자 하나로통신, 두루넷, 데이콤 등도 대응책을 마련하는 등 과열 경쟁의 기류도 형성했다.

KT는 초고속인터넷과 스카라이프 위성방송을 동시 가입하는 신규 고객에게 주는 5% 안팎에 6개월간 위성방송을 시청하는 무료 이용권을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월 이용료가 2만원인 스카이라이프 ‘패밀리’ 상품을 함께 가입하며 최대 12만원의 할인 혜택을 추가로 받는 셈이다.

KT는 이에 앞서 EBS 인터넷 수능강의를 기점으로 전체 가입자의 80%를 차지한 ‘메가패스 라이트’ 가입자를 초당 4M급인 ‘프리미엄’으로 유도하고,월 1만7000원의 ‘스카이 수능’ 상품 패키지를 각종 경품과 함께 판매하기 시작했다. 이외에도 수능강의 동영상을 저장하는 웹하드도 월1500원∼1만원에 걸쳐 가격대별로 세분화한 상품들을 내놓았다.

KT가 이처럼 초고속인터넷+위성방송+웹하드 묶음상품으로 공세에 나서자 하나로통신과 두루넷도 가입자 이탈 방지와 추가 가입자 확보를 위해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섰다.

하나로통신은 그동안 실시해온 가입설치비와 모뎀임대료 면제 행사를 확대하는 한편, 한 가정에서 2대의 PC를 함께 쓰는 ‘하나포스 패밀리’ 제품도 약정기간에 따른 할인폭을 늘려 역공세를 폈다. 하나로는 또 이를 기반으로 시내전화 번호이동성제와 연계해 초고속인터넷과 집전화 동시가입 고객에 기본료를 할인하는 한편, 컬러링과 발신자표시 서비스 등을 묶음 상품으로 판매중이다.

두루넷 역시 신규 가입 고객 1000명을 선착순으로 접수, 내·외장형 TV수신카드와 전자사전 등을 제공하는 한편, 회선을 추가하는 고객에게 설치비를 면제하고 이용료를 할인해주고 허브 등 장비를 무료 증정하는 판촉행사를 벌이고 있다.

그러나 업계는 가입자가 1133만(2월말 기준)으로 시장이 포화한 데다 올해 순증 예상치도 80만 정도인 상황에서 과잉 가격 인하 경쟁이나 판촉전이 수익성을 악화시킬 것으로 우려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인터넷 수능 강의를 단순히 가입자 확대수단으로 보고 가격할인이나 경품 제공 등으로 마케팅 비용을 늘리는 것은 스스로 발목을 잡는 것”이라면서 “다양한 교육콘텐츠와 부가서비스,묶음 상품 등을 개발해 가입자당 매출(ARPU)를 높이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세우는 게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