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당분간 cdma2000 1x(이하 1x) 방식의 휴대폰을 전략 상품으로 판매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LG전자·팬택&큐리텔·모토로라 등 하위업체들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대표 윤종용)는 올해 1x를 업그레이드 한 cdma2000 1x EVDO(이하 EVDO) 방식의 휴대폰을 주력 기종으로 내세울 계획이었으나, 퀄컴 칩 공급에 차질을 빚으면서 전략을 대폭 수정했다. 칩 부족 사태로 올해 초까지만 해도 전체 공급물량의 80% 가량을 차지했던 EVDO 휴대폰의 공급량이 지난달에는 50% 수준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지난 1월 50%를 상회했던 시장점유율도 2, 3월에는 40%대로 밀렸다.
삼성전자는 이에 따라 칩 공급난이 해결될 때까지 EVDO를 대신해 첨단 기능을 탑재한 1x 휴대폰으로 수요에 대응키로 했다. 모바일뱅킹·메가픽셀카메라폰·MP3폰 등 3개 제품을 2분기(4∼6월) 전략 상품으로 내세워 시장점유율 만회키로 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퀄컴의 EVDO칩 공급난이 다음달쯤이면 완전히 해소될 것으로 판단, 2분기에는 첨단 기능을 강조한 1x 휴대폰으로 시장지배력을 되찾아 하반기에는 EVDO 휴대폰으로 제품군을 전면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다.
삼성전자의 이 같은 움직임은 하위업체들에 상당한 압박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높은 가격대로 EVDO폰 판매에 치중하는 동안 이들은 중저가로 1x 휴대폰 판매에 열을 올렸기 때문이다. 브랜드와 마케팅, 시장지배력 등에서 앞선 삼성전자가 1x 시장으로 내려올 경우 하위 업체들은 가격 인하 압박을 받을 공산이 크다.
또 삼성전자가 적극적으로 1x 시장 공략에 나설 경우 1x 칩 공급도 차질을 빚을 수 있어 하위업체들의 고심이 크다. 하위업체 한 관계자는 “1x 칩도 수급 상황이 좋은 편이 아닌데 삼성전자가 이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면 당장 칩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며 “브랜드에서 애니콜에 밀리는 업체들은 휴대폰 가격 인하 압박도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익종기자 ij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