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경기가 여러 지표에서 알 수 있듯이 회복세로 돌아서고 있는 가운데 칩업체 CEO들의 오프쇼어링에 대한 시각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보기술(IT) 부문 중에서도 반도체산업은 첨단산업 분야로 기술직의 해외 이전이 가져다 주는 영향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최근 칩업체 CEO들이 샌프라시코에서 열린 일렉트로니카 USA/임베디드시스템 회의에서 반도체 업계의 현황과 오프쇼어링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그들은 “칩업계가 광범위한 소비자 제품에 대한 수요 증가 덕분에 3년 동안의 경기 하강기로부터 벗어나고 있다”고 진단하면서도 칩업체들이 외국에서 일자리를 창출할 수밖에 없는 경제적인 현실도 시인했다. 반도체 업계의 경기는 호전되고 있지만 오프쇼어링으로 인해 미국이 이전 만큼 이득을 보고 있지 못하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내셔널세미컨덕터의 브라이언 할라 CEO는 “이번 IT경기 회복은 기존의 경기회복과 다르다”며 “고선명 TV, 휴대폰, 카메라 등 다양한 기기에 대한 소비자들의 구매 욕구가 칩에 대한 수요를 끌어올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그러나 업계의 일자리는 중국과 인도같은 나라들이 실력있는 칩설계 엔지니어들을 대거 배출하고 있기 때문에 실리콘밸리가 아닌 다른 장소에서 창출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사이프레스 반도체의 T.J. 로저스 CEO도 “미국이 연간 6만5000명의 엔지니어를 배출하는 반면 인도는 연간 29만명의 엔지니어를 배출하고 있어 오프쇼어링의 혜택을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알테라의 존 다안 CEO는 “실리콘밸리에서 칩 디자인 엔지니어들을 고용하곤 있지만 해외 인재의 이점을 활용하고 엔지니어를 고객에게 가까이 두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엔지니어링 사무실을 해외로 이전시키고 있다”며 “그러나 모든 것을 실리콘밸리 밖으로 이전하면 기술계의 추종자로 전락할 수 있기 때문에 그렇게 하는 것은 바보 같은 짓”이라며 오프쇼어링의 부작용을 우려했다.
칩업계도 이러한 우려 때문에 핵심 기술자들에 대한 배려와 자사 배정 등 대처 방안에 골몰하고 있다. 로저스 CEO는 “실리콘밸리 근무 엔지니어들에게 완전히 새로운 칩이나 제조 전문가, 칩 디자이너, 칩 툴 소프트웨어 전문가 등 관련 부서간 협동 작업이 필요한 프로젝트와 같은 매우 어려운 과업들을 맡기고 있다”고 말했다. 할라 CEO도 “전세계 9500명의 직원 중 실리콘밸리에 2000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는 내셔널이 다른 곳의 엔지니어들이 따라할 수 없는 풍부한 경험을 가진 아날로그 디자인 전문가들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코니박기자 conypark@ibiztod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