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트워킹업계의 강자 주니퍼네트웍스가 비상의 나래를 펴고 있다.
주니퍼네트웍스는 최근 주력인 라우터 사업에만 편중하지 않고 네트워킹 장비의 다양화와 정부 및 일반 대기업 등 고객다변화 전략를 펴고 있다.
주니퍼는 세계 최대 인터넷 스위치 및 라우터 판매업체인 시스코시스템스를 따라잡기 위해 컴퓨터 보안업체 넷스크린테크놀로지스도 인수할 예정이다. 요즘 네트워킹 업체간 인수합병은 금융 거래, 통화, 비디오 게임 등 모든 인터넷 활동의 신뢰성과 안전성을 높이는 신세대 장비를 먼저 확보하려는 경쟁의 연장이다.
분석가들은 주니퍼가 다음 단계로 도약하기 위해선 경쟁사와 대접전을 벌이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한다. CIBC 월드 마켓츠의 스티브 캐먼 네트워킹 분석가는 “주니퍼가 시스코와 선별적으로 경쟁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주니퍼는 자사가 주로 통신업체에 판매하는 핵심 라우터 시장에서 시스코의 지배력을 오랜 세월에 걸쳐 약화시켜왔다. 시장조사업체인 델오로그룹에 따르면 지난해 주니퍼는 핵심 라우터 시장에서 31%, 시스코는 62%의 점유율을 각각 차지했다.
주니퍼의 CEO인 크리엔스<사진>는 “시스코와 어떻게 경쟁할 것인가의 문제는 인텔이나 마이크로소프트(MS) 또는 오라클에 IBM과 어떻게 경쟁할 지를 묻는 것과 다를 바 없다”며 “역사와 시간은 경쟁자보다 고객이나 역점 사업이 훨씬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가르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캐먼 분석가는 최근 조사 보고서에서 주니퍼가 기업 지점용으로 코드명 ‘펩시(Pepsi)’라는 라우터를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주니퍼가 넷스크린의 기술과 고객 기반을 이용해 ‘고이윤’ 분야인 기업 라우터 시장에 진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니퍼 주가는 지난 6개월 동안 65%, 시스코 주가는 14% 올랐다. 주니퍼 주가의 급등은 주로 이 회사가 지난 1월 예상을 훌쩍 웃도는 자사 4분기 순익을 발표한 이후에 이뤄졌다.
크리엔스 CEO는 “주니퍼가 네트워킹 업계에서 ‘선택적인 생존자’로 살아남기 위해 ‘레이저 빔’등에 역량을 집중했다”며 “선택적 생존은 적재적소에 최적의 제품을 제공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넷스크린 인수가 주니퍼를 어떻게 변모시킬 지 두고봐야 한다는 게 대부분 분석가들의 시각이다. 캐먼 분석가도 “기업 인수가 성공했는 지는 1년 더 두고 봐야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코니박기자 conypark@ibiztod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