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D램 반도체 부활하나

디지털제품 호조 타고 `부활의 노래`

일본 D램 반도체가 부활의 전주곡을 울리고 있다.

90년대 세계 최대의 D램 생산국이던 일본이 한국과 대만에 잇따라 추월당하면서 이제 D램을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업체로는 엘피다메모리(지난 2001년 NEC와 히타치의 D램 사업 부문이 합병되어 설립된 회사)가 유일하게 남아 있다.그런 엘피다메모리가 디지털 관련 제품의 경기 호조를 배경으로 일본 D램의 제2 부흥기를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세계적으로 D램 시장은 90년대 치열한 경쟁기를 거쳤다.90년에 세계적으로 19개사였던 D램 전문업체는 지난 98년 10개사로,지난해에는 5개사로 줄었다.이런 상황에서 일본의 D램 업체로 유일하게 남아 있는 엘피다메모리가 300㎜웨이퍼 공장의 본격 가동을 계기로 비상의 나래를 펴고 있는 것이다.

엘피다메모리의 사카모토 유키오 사장은 일본 D램의 성공 전제 조건으로 ‘신제품 개발을 통해 디지털 기기,모바일 제품,하이앤드 PC서버 등 메모리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한다.

◇히노마루(일장기) D램을 부활시켜라=“세계 D램 시장은 최근 10년간 엄청난 변화를 거듭해 왔다.아직 완전히 부활했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느낌은 확실하다. 일본 D램이 세계를 제패할 날이 멀지않았다” 사카모토 사장은 최근 히로시마에서 개최한 실리콘힐즈 심포지엄에서 “현재 엘피다의 D램 사업이 확대 궤도에 올라섰다”며 “한국이나 대만이 직면해있는 국가적 위기를 생각할때 엘피다가 전략을 확실히 세운다면 반드시 이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본 D램의 자존심,엘피다 히로시마 공장=엘피다메모리의 히로시마 공장은 국내 제조의 핵심 거점이다.이곳에선 올해 1분기(4∼6월)에만 300㎜ 웨이퍼를 월 약 2만장 생산할 계획이다.이 계획은 현재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일본 D램 전문가들은 “올해 6∼7월 무렵이면 엘피다메모리가 글로벌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체제가 구축될 것”이라고 예상했다.엘피다는 히로시마 공장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캐치플레이즈는 ‘세계 제1의 D램을 가장 싸게 만드는 공장’이다. 그 근거로 최근들어 눈에 띄게 달라진 생산성 향상에서 찾아볼 수 있다.

엘피다 히로시마의 올해 1월 실적을 지난해 6월과 비교해보면 우선 200㎜ 웨이퍼 생산이 19% 증가했고 무엇보다 300㎜ 웨이퍼 라인은 무려 512%나 증가했다.이에 따라 300㎜ 웨이퍼 라인의 512메가비트 제품 세계 점유율은 40%에 달하고 있다.

2가지 DDR 제품을 비롯해 엘피다의 신제품 시장 투입은 세계 어느 업체보다 빨랐다.최근 1년간 엘피다는 ‘디바이스로 4개 ,패키지로 4개 등 총 8가지 제품’을 세계 최초로 발표했다. 이어 현재는 1기가비트 제품의 양산화를 목표로 신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일본 D램의 비즈니스 모델=엘피다가 타겟으로 삼고 있는 세계 시장은 범용 PC시장에서 벗어나 하이앤드 PC 및 서버, 휴대폰, 그리고 디지털 가전기기 등 3개로 좁혀진다.디지털 가전, 휴대폰 등 호황은 엘피다에게 엄청난 비즈니스 기회를 부여하고 있다. 현재 일본내 디지털 가전기기 업체들의 대다수가 고기능이면서 안정적인 가격의 엘피다 D램을 주문하고 있다.

일본 반도체업계의 D램 시장 전망은 이렇다. ‘오는 2007년에는 세계적으로 D램 전문업체가 2∼3개사로 좁혀질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엘피다메모리가 그 중 하나가 될 것이다’

<명승욱기자 swmay@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