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D램값 급등 경기회복 청신호인가

D램 반도체 가격이 연일 급상승 행진을 보이면서 올해 반도체 산업이 호황을 이룰 것이라는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전통적으로 비수기에 해당하는 2분기인데도 불구하고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는 것이 예사롭지 않은데다 지난 2월 세계 반도체 매출 규모가 30% 이상 늘어나는 탄탄한 성장세를 보인 것을 감안하면 낙관적인 기대를 갖는 것도 무리는 아니라고 본다. 게다가 이러한 반도체 시장의 폭발적 성장세를 근거로 IT경기가 빠르게 살아날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는 것은 주목된다.

 최근 D램 가격 추세를 보면 폭등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아시아현물시장에서 가장 많이 거래되는 256메가 DDR D램의 경우 평균거래가가 지난 5일 6달러 선을 돌파한 후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한다. 연초와 비교하면 50%나 속등한 것이다. 이 때문에 이번 반도체 가격 상승을 수급불균형으로 인한 일시적인 반등이라 보는 견해보다는 본격적인 IT경기 회복의 선행지표로 해석하는 전문가들도 많다는 것이다.

 우리의 관심은 이러한 D램 상승기조가 언제까지 견고히 이어지고 또 그것이 올해 반도체 산업 호황으로 연결될 것인가에 있다. 이번 상승세는 우선 공급과 수요 두 측면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라는 점에서 일단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진다. 관련 전문가들이 지적하듯 주요 D램 업체들이 선진공정으로 전환과정에서 생산 차질을 빚고 있고 일부 업체들이 D램 라인을 수익성이 높은 플래시 메모리 라인으로 전환한 것 등이 가격 상승 요인이 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수요측면에서 보면 일부에서 PC, 디지털가전, 모바일제품 등의 수요가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는 점을 거론하고 있다. 여기에다 그동안 IT거품 붕괴, 경기침체, 테러 등으로 미뤄진 IT투자와 PC서버 교체가 올 하반기 이후 본격적으로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도 가격 상승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보고 있다. 한마디로 공급 쪽에서 비롯된 물량 부족에다 하반기 수요PC업체들이 앞다퉈 물량확보에 나서면서 상승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얘기다.

 이렇게 보면 이번 D램 값 상승세가 강세는 쉽게 꺾일 것으로는 보이지는 않는다. 데이터퀘스트가 올해 반도체 BB율을 2분기에 100.1로 약간의 공급초과를 보이다가 3분기 98.9, 4분기 97.2로 갈수록 공급 부족 현상이 심화되는 쪽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측했다는 점에서도 그렇다. 그러나 이것을 본격적인 반도체 경기회복이라고 단정하기는 아직 성급한 측면이 있다. 이번 가격 상승세가 추가 상승을 노린 일부 중간상들의 투기적인 사재기와 사고팔기를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아무튼 이번 D램 가격 상승은 우리경제에 반가운 신호임이 분명하다. 반도체가 우리나라 전체 수출에서 10%를 차지한다는 점에서도 그렇다. 특히 올들어 3월까지 우리나라 반도체 수출이 무려 46.2% 늘고 있다는 점에서 최근 가격상승은 고무적으로 받아들여진다.

 다만 반도체로 인한 경제 전반적인 착시는 항상 경계해야 할 일이다. 우리 반도체 산업 자체가 대내외 환경변화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을 정도로 가변적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메모리 반도체에서의 주도권을 유지하면서 비메모리 기반을 확충하는 전략에도 소홀함이 없어야 할 것이다. 특히 지금의 가격 상승 추세에 일희하기보다는 모든 상황변수들을 면밀히 검토해 앞으로 가격 하락에 대비한 대책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