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2일 법정관리를 신청했던 통신 장비 및 네트워크통합(NI) 업체인 머큐리(법정관리인 홍종호 http://www.mercurykr.com)의 법정관리가 개시됐다.
이에 따라, 지난 83년 대우통신 정보통신부문으로 출발, 흥망성쇄를 거듭하던 머큐리가 또다른 운명 전환 국면을 맞게 됐다.
7일 머큐리는 인천지방법원 파산부로부터 법정관리 개시 결정이 내려졌으며 한화그룹 출신의 홍종호씨가 법정관리인으로 파견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머큐리는 약 1300억원 규모의 기존 채무가 동결되고 본격적인 정상화 작업에 들어가게 됐다.
머큐리는 대우통신 정보 통신 부문으로 출범, 국산 전자식 교환기(TDX) 개발 참여하며 삼성전자, LG전자, 한화정보통신과 함께 국내 교환기 4인방으로 불리며, 통신장비 시장서 승승장구하던 회사다.
특히, 지난 97년 차세대 교환기 TDX-100 개발 성공 및 필수·기능 시험 단독 통과했으며 99년 KT에 TDX-100을 단독 공급권을 획득하며 최고의 전성기를 누렸다.
머큐리가 전환기를 맞게 된 것은 지난 2000년 8월 외국의 투자회사인 시티그룹 투자회사인 CVC, 칼라일, 프루덴셜 계열의 PPM벤처스 등이 현금 1610억원을 출자, 대우통신으로부터 관련 사업부문을 인수하면서다.
당시 대규모 투자로 인해 도약의 날개를 다는 듯 했으나, 통신장비시장의 침체로 인해 3년6개월여만에 자본금 전액 잠식, 1140억원 규모의 금융권 채권 상환, 500억원 규모의 국제 소송 등의 어려움을 겪게 됐다.
법정관리는 이런 난국을 타개하기 위한 최후의 카드였던 셈이다.
머큐리는 지난 2002년 결산결과 1818억원 매출에 223억원의 영업손실과 943억원의 경상손실을 기록했으며 지난해는 전체 매출이 전반적인 경기 침체로 인해 1240억원으로 줄었다. 그러나, 내실 경영을 통해 영업손실을 20억원대로 줄이며 회생의 길을 모색해 왔다.
올해는 법정 관리 여파 등으로 인해 960억원정도로 낮춰잡고 있지만, 오는 8∼9월경에는 법정관리 절차에 따라 경영이 안정화될 것으로 업계는 전망했다.
이와 관련 회사 관계자도 “지난해부터 내실경영이라는 목표를 세우고 마진율 높은 프로젝트에만 참여해 영업손실을 크게 줄여 왔다”며 “신디게이트론 등 누적 채권과 국제 소송문제만 해결된다면 경영정상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