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SW 전문성 강화` 결의에 대해

소프트웨어(SW)산업이 별다른 부존자원 없는 우리나라의 미래를 담보할 수 있는 고부가가치 산업이라는 데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높은 교육열로 무장한 국민 개개인의 우수한 능력과 세계 최고 수준의 IT인프라를 자랑하는 우리에게 가장 적합하고 매력적인 분야가 바로 SW산업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동안 우리는 SW산업에 대한 중요성을 절감하면서도 이 분야에 대한 투자나 연구 개발을 게을리했던 것 또한 사실이다. 틈이 날 때마다 민관 단체 등이 이구동성으로 SW산업을 살리자고 나섰지만, 말만 앞서고 실천이 따르지 않은 공허한 메아리로 그치곤 했다.

 더구나 남이 애써 만든 SW를 제 돈 주고 사서 쓰기는 커녕 아무런 죄의식도 느끼지 않고 불법으로 복제해 업체들의 개발 의욕에 찬물을 끼얹기도 했다. 한 술 더 떠 국산 SW 활용에 앞장을 서야할 공공기관마저도 덤핑 입찰을 예사로 하는 바람에 SW산업을 두 번 죽이는 경우도 비일비재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7일 한국IT중소벤처기업연합회가 주최한 ‘SW전문사업자 활성화대회’는 우리나라 SW산업의 현주소를 재확인하고 지금의 위기 국면을 정면 돌파할 해법을 찾는 중요한 자리였다고 생각한다. 특히 이 자리에 참석한 국내 200여 중소SW업체들은 SW산업의 국가경쟁력 확보를 위해 분야별 전문화와 축적된 기술과 기업간 교류협력을 통한 새로운 성장모델 구축, 세계 표준의 기술개발 방법을 통한 품질 혁신에 매진하자는 3개 항을 결의했다고 한다. 사실 중소SW사업자 참여지원제도의 시행으로 중소업체들이 공공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확대되고, 그로 인한 기술성 평가기준 개선 등을 통해 SW기업의 전문성이 더욱 요구되는 시점에서 SW업체들 스스로가 전문성 제고를 통한 경쟁력 강화를 다짐하고 나선 것은 매우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할 것이다.

 세계 각 국은 격심한 변화의 물결 속에서 치열한 정보기술전쟁을 벌이고 있다. SW산업은 엄청난 투자를 하지 않고서도 창의력과 아이디어, 기술력만 우수하면 엄청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저비용 고효율의 유망 산업이다. 또한 SW기술은 인터넷과 전자상거래의 핵심 기술이어서 초일류 IT강국으로 도약하는 데 절대로 소홀히 해서는 안될 분야이다. 디지털시대에는 SW산업의 기술력이 국가경쟁력의 잣대가 될 뿐만 아니라 지식정보 강국의 초석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SW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할 수밖에 없는 것도 이 때문이다. 문제는 그동안 SW산업을 제대로 키울 수 있는 환경 조성에 너무 무관심했다는 점이다.

 우리는 세계수준의 인터넷 환경이 구축되어 있어 새로 개발한 모바일이나 인터넷 SW를 시험할 수 있는, 이른바 테스트 베드(Test Bed)로서 완벽한 여건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좋은 SW를 만들 수 있는 필수적인 환경을 만들어 놓고도 우리는 그것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특화된 전문성을 무기로 SW시장에 새바람을 일으키겠다는 업체들의 의지가 좋은 결실을 거두기 위해서는 S I 시장 활성화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윈윈 전략 시스템 구축 등 새로운 사업 풍토가 조성돼야 한다. 뿐만 아니라 정부도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서 업체들이 전문성을 제고하고 열심히 개발에 전념할 수 있도록 정책적인 뒷받침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